[경제 카페]MB정부 자원외교 명암 냉정히 따져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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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산업부
정세진·산업부
검찰의 자원외교 수사가 재개된 다음 날인 13일 GS그룹의 에너지전문기업인 GS에너지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육상생산광구에서 한국기업의 자원개발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원유 8억 배럴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GS에너지가 프랑스 토탈과 같은 글로벌 오일메이저와 함께 지분 확보에 성공한 것은 입찰에서 단순히 더 많은 금액을 써냈기 때문이 아니다. 이번에 지분을 보유한 각국 기업은 모두 배럴당 같은 가격으로 원유를 확보했다. 아부다비 정부가 단순히 금액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지분을 배분한 것이다. 과거 75년 동안 유럽과 미국의 오일메이저와만 상대해온 아부다비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2011년 이명박(MB) 정부와 맺은 지속적인 외교 관계가 큰 역할을 했다. GS에너지 측도 전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번 성과가 MB 정부 자원외교의 최대 결실 중 하나지만 그 과정에서 논란이 적지 않았다. 2011년 3월 청와대와 미래기획위원회가 10억 배럴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원유를 확보했다고 발표하자 야당은 물론이고 일부 언론의 비판이 적지 않았다. 당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응모권만 받은 것을 과장했다”고 주장해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 특히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 스캔들이 터지면서 UAE 유전 사업마저 사기로 몰렸다. 이런 논란 속에서 이 사업을 주도한 당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중동의 자원개발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권이 이를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부터 MB 정부의 자원외교가 국정감사 대상이 됐을 때도 UAE 유전은 대표적인 성과 과장사례로 꼽혔다.

지난 정부의 자원외교에는 분명히 명암(明暗)이 존재한다. 잘못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예상치 못했던 원유와 원자재 가격의 폭락이라는 돌발 변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전문가들이 자원외교에 나서면서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 일부 정치인 ‘비전문가’들의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GS에너지의 성과는 민간기업이 터뜨린 잭팟이자 한국 에너지개발의 역사적 이정표다. 그러나 일부에게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일 수밖에 없다. 정쟁에 매몰된 외눈박이 비판으로는 바람직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정세진·산업부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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