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합리적 의사결정 내릴땐 적절한 스트레스가 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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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스트레스는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각종 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인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항상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의사결정을 내릴 때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도록 도울 때도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조건 손실을 피하려고 한다. 커다란 손실을 피하려고 작은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결정을 매우 어려워한다. 손실을 피하려다 오히려 피해를 키울 때도 적지 않다. 적절하지 못하게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은 인간이 무조건 손실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줄여준다.

스위스 취리히대 등 공동 연구진은 만성 스트레스가 인간의 과도한 손실 회피 성향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먼저 대학생 53명의 만성 스트레스 상태를 측정한 뒤 의사결정 게임에 참여하도록 했다. 스트레스 정도는 머리카락에 축적된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으로 측정했다. 대학생에게 2만 원 정도를 주고 컴퓨터 도박게임에 참여해 돈을 걸도록 했다. 대학생들은 도박게임에 돈을 걸 때 무조건 안전만 추구할 수도 있고 다소 모험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실험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의 농도가 짙을수록 과도하게 손실을 피하려는 성향이 현저하게 줄었다. 반면 모험적인 결정을 내릴 때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농도와 별다른 상관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손실 회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모험적인 결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단기 성과에 집착해 작은 손실을 무조건 피하려는 결정은 장기적으로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적절한 스트레스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재평가해서 긍정적인 부분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감내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 이완호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은 수용하고 부정적인 부분은 줄이는 현명한 자신만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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