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블루오션’ 찾아 성인시장으로 옮겨가는 기숙학원

동아일보 입력 2014-01-14 03:00수정 2014-0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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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식 기자의 스쿨다이어리
최근 대입 수험생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숙학원이 성인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5일 인터넷 강의로 유명한 한 교육업체는 경기 용인에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전용 A기숙학원을 개관했다. 성인대상 기숙학원으론 국내 처음이다. 경찰공무원 학원으로 유명한 한 학원도 경북 안동의 4년제 대학 캠퍼스를 인수해 1000명 수용 규모의 B기숙학원을 개관할 예정이다.

장기불황에 많은 교육업체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적잖은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한 성인대상 기숙학원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성인대상 기숙학원은 대입 수험생 대상 기숙학원을 운영할 때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대표적 이유로 꼽는다.

A기숙학원은 수용인원 250명 남짓. 규모가 비슷한 대입전문 C기숙학원보다 강사료를 결정짓는 수업시수(강사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실제 수업시간)가 적잖이 줄어든다. A기숙학원의 주간 수업시수는 32시간. 같은 규모의 C기숙학원이 40∼45시간 수준임에 비해 10시간 이상 적다.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과목의 수에 차이가 있기 때문.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은 △일반물리 △일반화학 △유기화학 △생물학의 4개 교과목으로 구성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탐구(10개 과목) △과학탐구(8개 과목) 외에 수시모집 대비를 위해 논술강사까지 필요하다. 대입 기숙학원을 운영할 때보다 인건비가 줄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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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인대상 기숙학원은 기존 학원법의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대입 기숙학원은 학원법상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습하는 ‘학교교과 교습학원’으로 지정돼 시설과 강사기준, 수강료 책정 등에 있어 교육청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받는다. 하지만 성인대상 기숙학원은 학원법의 ‘평생교육 직업학원’으로 등록돼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 것.

예를 들어 학교교과 교습학원인 C기숙학원은 월 230여만 원의 수강료 외에 회원가입비나 유니폼 비용 등을 별도로 청구할 수 없다. 하지만 평생교육 직업학원인 A기숙학원은 월 수강료 220만 원 외에 회원가입비 50만 원과 별도의 유니폼 비용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최근 성인 기숙학원은 시설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지면서 초기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는 점도 성인대상 기숙학원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기숙학원 관계자는 “최근 적지 않은 기숙학원이 운영난으로 폐업해 매물로 나온 상황이라 굳이 건물을 매입하지 않고 임대차 계약만 맺어도 된다”며 “A기숙학원 역시 임대차 계약을 맺어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주인을 기다리는 기숙학원이 그만큼 많으므로 교육업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리한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도 성인 기숙시장으로의 진출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갈수록 대학입시를 위한 수험생은 줄어들지만 의사와 약사 등 전문직과 안정적인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일컫는 용어)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강남의 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전문학원 관계자는 “2014학년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1만5000여명 이었다”라면서 “첫 시험이 치러진 2011학년도 1만명이었던 응시생이 2012학년도 1만2194명, 2013학년도 1만3142명으로 계속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노량진 공무원 고시학원의 한 관계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좀 더 확실한 방법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싶어 하는 취업준비생의 불안한 심리와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던 교육업체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인 기숙학원 시장이 열렸다”며 “이제 막 성인대상 기숙학원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제3, 제4의 성인 기숙학원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만식 기자 nom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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