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설득의 달인’에겐 6가지 기술이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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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것일지라도 바로 이전에 경험한 사건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21세기북스·2002년)

잠시 상상해보자. 상사에게 보고하고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새 직장을 구하고 연봉 협상을 할 때. 나의 설득력이 딱 20%만 좋아진다면?

우리는 설득의 시대에 산다. 비즈니스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설득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위의 상상을 현실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히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바로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영향력(Influence)’이다. 치알디니는 영향력을 높이는 심리적 요소에 대해 평생을 바쳐 연구했다. 필자는 2005년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그가 설립한 컨설팅사의 워크숍에 참석했다. 2008년에는 치알디니로부터 직접 트레이너 자격 훈련을 받은 뒤, 한국에서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최근 60여 년 동안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영향력에 관한 6가지 원칙인 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희귀성을 각종 사례를 위주로 알기 쉽게 소개했다. 특정 전문가의 설득의 기술을 다룬 게 아니라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설득의 과학을 다룬 게 특징이다. 치알디니는 3년 가까이 자동차 영업사원부터 사이비 종교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의 달인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이들을 관찰했다.

책 한 권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바빠서 한 문단만 읽어야 한다면? 그가 학창 시절 과학실험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만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두 손을 각각 찬물과 더운물에 잠시 넣고 있다가 동시에 두 손을 미지근한 물에 넣으면 어떻게 될지 소개한다. 같은 온도지만 두 손이 정반대로 느껴진다는 것. 설득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두 부서장이 상사에게 똑같은 요청, 이를테면 예산 증액이나 인원 충원을 요청하더라도 어떤 맥락에서 요청하는지에 따라 상대방은 180도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자세히 이해하고 싶다면 물론 밑줄 쳐서 읽어야 한다. 이는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책속의 이 한줄#설득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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