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 ]<18>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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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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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가 머물렀던 월든 호숫가.
소로가 머물렀던 월든 호숫가.
사명을 뜻하는 영어 ‘미션(Mission)’은 ‘보내다’ ‘파견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미토(mitto)’에서 유래됐다. 따라서 사명은 ‘어디론가 보내거나 파견될 때 주어지는 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인생 전체로 확대해 보면 사명이란 우리의 삶이 존재하는 가운데 추구해야 할 가장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가치, 혹은 지향할 바다. 그러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너무 많은 것에 신경을 써야 하고, 다양한 가치를 지향해야 하며, 또 그것이 마치 본질인 것처럼 강요받으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1854년 출간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생태주의적 삶을 위한 명저로 평가받는다. 최소한의 물건만 가지고 월든 호숫가로 걸어 들어간 소로는 주변의 나무들로 오두막 하나를 지은 후 2년 2개월 동안 자급자족과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다. 그는 자신이 숲에 들어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인생의 본질적 사실만을 직면하려는 것이었고,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으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소로가 말하는 ‘의도적 인생’은 세상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수많은 가치와 목표에서 완전히 벗어난 채 오로지 본인에게만 집중해 보려는 태도였다. 또 본질적 사실들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진정한 인생의 사명을 깨닫기 위해서였다.

사명을 깨달으면 삶 자체가 풍요로워진다. 정신없이 살다 어느덧 죽음의 문턱에 선 사람들은 아쉬움과 회한의 유언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로는 죽음을 앞두고 “이제 멋진 항해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명을 깨달았던 그는 누구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 그랬기에 죽음마저도 ‘멋진 항해’라고 여길 수 있었던 것이다. 사명을 찾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는 건 어떨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내 인생의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의도적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당신의 ‘멋진 항해’를 위한 희망찬 돛이 되어 줄 것이다.

이남훈 경제경영 전문작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투자#월든#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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