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고을시장?’ 범상치 않은 이름이다. 고려시대 전국 12목(牧)의 하나였던 전남 나주(羅州)의 역사성을 한껏 부각한 명칭이다. 지난해 ‘네이밍 공모전’ 당선작으로 ‘나주’를 넘어 ‘남도’의 대표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실제로 나주 곰탕, 구진포 장어, 영산포 홍어 등 나주 특산품의 전국적 유통 중심지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목사고을시장은 전국 시장상인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통시장 부활을 상징하는 ‘민관합동작품’이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중소기업청과 함께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한 끝에 110억여 원을 들여 완전히 새로운 장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천년고도의 시내 한복판을 포기하고 상권이 미약한 시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인들을 압박한 것. 하지만 주차장이나 위생시설 확보가 선행돼야 대형 유통기업과의 경쟁이 가능하다는 절박함이 상인 간의 대타협을 가능하게 했다.
목사고을상인회는 “마트보다 싸게, 백화점보다 친절하게”라는 구체적 목표를 세워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상인회를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다. 안국현 상인회장은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을 통해 목사고을시장을 본궤도에 올린 당사자다. 전통시장 안에 대형슈퍼, 커피전문점, 미용실 유치라는 결단까지 이끌어낸 것이다.
안 회장은 “야채나 식자재가 전부인 전통적인 상품 구성만으로는 현대적 유통업체와 경쟁하기 쉽지 않다”며 “서로가 조금만 양보하고 합심하면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전통시장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의 매출은 1년 전보다 3∼5배 급증했다.
그렇지만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인구 8만여 명의 작은 도시에 농협과 축협의 직판장에 대형마트까지 들어왔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총괄하는 라두현 사무국장(44)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전통시장에 필요한 때”라며 “대형마트 전유물인 특가상품, 쿠폰제, 경품추첨과 함께 정기적 문화 이벤트를 통해 고객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 밖에도 전통적 5일장 시스템 대신 ‘주말시장’으로의 변신과 지방시장의 풍취를 더하는 ‘야(夜)시장 상권 형성’에도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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