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하,이약!]“폐렴구균, 항생제 치료보다 백신 통한 예방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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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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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베나13, 6개 폐렴구균 추가해 13개 균 예방
50세 이상 성인에서도 접종 효과 기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160만 명이 폐렴구균에 감염돼 목숨을 잃는다.폐렴구균은 건강한 사람의 코나 목에 늘 존재하는 흔한 세균이지만 평소엔 괜찮다가도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공격을 재개해 뇌수막염, 패혈증, 균혈증, 중이염, 폐렴 등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 따라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 만성질환자들은 폐렴구균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된다.》
○ 항생제 내성 높은 폐렴구균 유행, 예방이 최선


폐렴구균은 4, 6B, 9V, 14, 18C, 19A 등 90여 가지가 존재한다. 이 중 10개 정도의 균이 대다수의 폐렴구균성 질환을 일으킨다.

폐렴구균은 침투 부위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는데 특히 균이 뇌의 수막이나 혈액 속에 침투했을 때 발생하는 수막염이나 패혈증은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이를 침습성 폐질환이라고 부른다. 치료 후에도 청력상실, 언어장애 등 영구장애를 남기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엔 이러한 침습성 질환을 잘 일으키는 ‘19A’라는 특정 폐렴구균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영유아들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따르면 19A 균은 1991∼1993년엔 0%, 2001∼2003년 18%로, 2007∼2010년에 36%로 크게 늘었다. 19A 균은 항생제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백신을 통한 예방이 최선이다.

○ 프리베나13, 19A 예방해주는 유일한 백신

다행히 19A 균을 예방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이 2010년 6월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프리베나13은 기존 7이 백신(7개의 폐렴구균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에 최근 발생빈도가 높은 6개의 폐렴구균을 추가해 총 13개의 균을 예방해준다. 19A 균을 예방해 주는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은 ‘프리베나13’이 유일하다.

최근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19A 폐렴균의 증가로 인해 프리베나13으로 접종할 것을 국가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에서 열린 제8회 폐렴구균 및 폐렴구균 질환 국제 심포지엄(ISPPD)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프리베나13이 도입된 이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프리베나13 접종 이후 백신에 포함된 13개의 균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의 발병률이 약 74% 감소했다.

특히 19A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은 프리베나13 백신 도입 이후 87%나 감소했다. 프리베나13이 한국을 포함한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아이들에게 더 우수한 면역반응을 보인다는 임상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이 약은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한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했다는 공헌을 인정받아 지난해 제약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릭스갈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리베나13은 생후 2, 4, 6개월에 접종하고 12∼15개월에 추가 접종하는 등 총 4회 접종해야 한다. 기존에 나왔던 7이 백신으로 접종을 마친 경우에도 프리베나13으로 생후 15개월에서 만5세(72개월 미만)에 1회 보강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19A 등 추가된 6개 균에 대한 면역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소아과학회에서도 권고하고 있는 사항이다.

○ 프리베나13, 폭 넓은 연령층에 대한 효과 기대


폐렴구균으로 인한 질환의 발생 빈도는 영유아에서 높으나 치사율로 대변되는 질병의 심각성은 50세 이상 성인에서 더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폐렴구균백신 예방 접종률은 4%대에 그치고 있다. 기존에 65세 이상 성인에게 접종해왔던 폐구균 백신의 예방 효과 지속 기간이 5년 내외로 짧고 또 재접종 시 충분한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문제점 때문이었다.

특히 성인은 침습성질환보다는 폐렴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더 큰데 기존 백신으로는 폐렴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없다는 점도 미미한 접종률의 근본적인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WHO는 소아에서 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는 프리베나13 같은 단백결합백신이 성인에게도 도입되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발표한 바 있다.

프리베나13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도 폐렴구균성 폐렴 및 침습성 질환 예방을 위해 1회 접종하도록 승인 받았으며 이에 앞서 10월 유럽에서 성인 대상 폐렴구균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질환의 예방을 위해 사용 승인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도 프리베나13의 50세 이상 성인 대상 사용 확대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최근 국제 심포지엄(ISPPD)에서 발표된 성인 대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리베나13을 접종한 경우 기존 폐구균 백신보다 더 높은 면역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성인에서도 프리베나13의 접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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