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에도 작전이 있는데 이 ‘작전’은 예외적으로 아주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주가를 조작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세력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주식시세를 띄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작전’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국내에서 상영되기도 했고, 최근에는 TV 드라마에서도 주식시장의 작전을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작전세력들은 처음에는 일치단결하여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나중에는 돈에 대한 욕심으로 내분이 생기고 배신하며 상대방의 뒤통수를 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작전이 아주 손쉽게 착착 잘 진행되는 것처럼 그려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작전에서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고 간혹 성공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감시 시스템에 걸려 조사받고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 투자자 중에서도 간혹 ‘요즘 작전주가 어떤 종목이냐’며 그런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투자자들은 작전 세력들과 마찬가지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무모한 행위를 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작전주에 속하는 주식들은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했다가 단기간에 폭락하며 잘못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주식투자로 재산을 크게 증식하려면 이렇게 긴 세월을 필요로 한다. 서두르거나 성급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라거나 ‘우물에서 숭늉 찾으랴’라는 속담처럼 차분하게 투자를 하고 끈기 있게 기다리는 자세가 중요하다. 단기에 크게 오를 주식만 쫓아다니는 투자자는 결코 주식시장의 승자가 될 수 없다.
대개의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증권사 직원들에게 10년이고 20년이고 묻어 둘 만한 주식을 추천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주식을 골라 매입하게 되는데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매입가격보다 떨어지면 안절부절못하며 더 떨어지기 전에 손절매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고, 주가가 조금 오르면 빨리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서두른다. 그러나 그런 식의 근시안적인 투자로는 재산을 크게 증식하기 힘들다.
주식투자는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니고 42.195km를 뛰는 마라톤 경주와 비슷하다. 투자자는 시장의 생리를 파악하고 자기 자신의 마음도 다스릴 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그동안 이 칼럼을 통해 많은 투자격언을 소개했고, 나름대로 투자지혜를 얻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리고 심리전에서 이기고 시장의 큰 흐름을 따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안내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배우고 익힌 것을 실전에서 어떻게 적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칼럼에서 얻은 작은 투자지혜를 실전투자에서 잘 활용해 소중한 재산을 늘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끝-
박용선 SK증권 역삼역지점 영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