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삼화저축 PF조사 어떻게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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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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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경제부 기자
조은아 경제부 기자
삼화저축은행 고객을 위한 가지급금 지급 첫날인 26일 영업정지로 피해를 본 다양한 서민 고객들의 사연이 본보 27일자에 보도된 이후 “금융당국이 미리 저축은행 부실을 철저히 조사했다면 이렇게까지 됐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독자들의 전화가 잇따랐다.

기자가 삼화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과거 조사 이력을 살펴봤더니 독자들의 지적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 금감원은 1년 전인 2009년 12월경 ‘삼화저축은행이 한 건설사에 불법적으로 대출을 해줬다’는 제보를 받은 뒤 첫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해 1월경 금감원은 “삼화저축은행의 업무처리에 별다른 하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며 조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별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낸 삼화저축은행의 불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에 대해 최근 세부 조사에 다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로 저축은행 부실문제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재조사 요청이 외부에서 제기되자 뒤늦게 관련 서류를 꺼내 정밀 조사에 착수한 셈이다. 금감원 감사실 관계자는 “현재 본원 해당 국에서 이상이 없다고 결론을 낸 삼화저축은행 불법 대출 문제를 다시 조사하고 있다”며 “초기 조사가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나면 당시 실무자 등 관련자를 대상으로 책임소재 등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독자는 “문제가 제기됐을 때 조사를 철저히 했다면 부실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시정조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삼화저축은행의 경영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고객들이 사전에 대처할 수 없었다는 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09년 6월 8.73%, 12월 말 7.37%였다가 지난해 6월 말 갑자기 ―1.42%로 뚝 떨어졌다. 6월 말 기준 BIS 비율 ―1.42%를 고객이 접한 시점은 영업정지 직전인 지난해 12월 초였다. 은행 측이 지난해 9월 말까지 6월 말 기준 BIS 비율을 공시해야 했지만 문을 닫기 직전까지 이를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조은아 경제부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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