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2AM의 ‘깝사인 볼트’ 조권의 질주를 보면서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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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8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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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육상선수권대회 100m에서 우승한 조권
아이돌 그룹 육상선수권대회 100m에서 우승한 조권
몇 달 전 방영된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인기 남녀 아이돌 그룹 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정식 코스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그룹 2AM의 리더인 조권이었다. 조권은 남자 100m와 400m 계주에서 1위를 차지해 2관왕이 됐다.

특히 100m에서는 12초46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했다. 12초대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100m 평균 기록.

조권은 상체를 꼿꼿이 세운 채 잰걸음으로 달리는 이른 바 '마이클 존슨 주법'을 선보여 더욱 눈길을 끌었다.

마이클 존슨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00m와 400m를 동시 석권하는 대기록을 수립한 육상 스타. 지금도 그는 400m에서 43초18의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육상 남자 4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마이클 존슨.
육상 남자 4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마이클 존슨.
평소 신이 나면 몸을 다소 방정맞게(?) 움직이는 등 깝죽거린다고 해서 '깝권'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던 조권은 이날 이후 육상 단거리 스타인 우사인 볼트를 연상시키는 '깝사인 볼트'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기도 했다.

조권의 질주가 더욱 놀라웠던 것은 가냘프게 보였던 그가 굵직한 팔뚝과 식스팩 등 멋진 육체미를 과시하며 '짐승돌'로 불리는 다른 아이돌 스타들을 멀찌감치 제쳤다는 점이다.

이는 '실질적인 육체적 능력은 겉보기와는 다르다'는 상식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는 것이었다.

물론 175㎝, 55㎏의 조권도 겉보기에는 가냘프게 보여도 화보 등을 보니 의외로 탄탄한 몸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조권의 몸매는 '짐승돌'처럼 과시용의 우람하면서도 화려한 몸이 아니라 스피드와 지구력이 동시에 필요한 마라톤을 하기에 적합한 몸으로 보였다.

2010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한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0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한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내년 3월20일에는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2회 동아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국내 유일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인증 골드라벨 대회인데다 서울 도심을 달린다는 점에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올해에도 2만3000여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출전해 골드 레이스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연령별, 직업별로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몇 년 간 이런 저런 참가자들을 만나보니 공통점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달리기 시작한 뒤 건강이 좋아졌고 삶의 의욕이 생겼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특히 30대 후반 이상의 중년들은 스태미나가 말할 수 없이 좋아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힌다.

매년 이 대회에 참가하는 의사 달리기 모임의 한 멤버도 "소위 정력이라는 것을 키우는데 달리기만 한 것은 없다. 건강을 지키고 여기에 스태미나까지 좋아지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느냐"며 '마라톤 예찬론'을 펼친다.

강추위가 온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겨울이다. 그렇지만 따뜻한 실내에서 몸만 가꿀게 아니라 내년 봄 마라톤대회 참가를 목표로 지금 달리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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