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전망하며 읽을 책 20선’]<9>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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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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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크리스 앤더슨 지음/랜덤하우스

《“페이스북(네트워크 웹사이트)을 사용해도 미터기는 올라가지 않는다. 위키피디아(인터넷 백과사전)를 사용해도 돈은 한 푼도 들지 않는다. 21세기의 공짜는 20세기의 공짜와 다르다. 원자시대에서 비트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현상이 변화를 일으켰다. 공짜가 진정한 공짜가 된 것이다. 나는 경제학이 이러한 현상에 대해 무언가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영한 IT 컨설턴트·앱컨설팅 대표》

사람들은 자신의 사진과 글을 올리는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이용하면서, 포털사이트에서 자료와 최신 뉴스를 검색하면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홍보를 하면서도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이런 공짜 경제가 어떻게 가능해진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전작 ‘롱테일 경제학’에서 인터넷 세상의 무궁무진한 사업적 가능성을 제기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본격적인 ‘공짜’의 경제와 사회심리학적 측면을 다뤘다. 공짜라는 개념이 역사적 심리학적 경제구조 측면에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의 논지를 따라가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개념은 ‘비트 경제’. 물질의 기본 구성단위인 ‘원자’를 중심으로 인류가 진화해 왔다면 웹 세상을 만든 인류가 앞으로 변화 발전을 이어갈 곳은 0과 1이 만들어내는 무한의 세상, 즉 ‘비트 경제’에 달렸다고 본다. 공간적 제약이 없어 자기 복제가 무한대로 가능한 비트 경제를 통해 세상은 한층 풍요로워지고, 나아가 극한의 가격인 ‘0’이 존재할 수 있게 됐다.

20세기에 공짜란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 가운데 하나였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신규 예금을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수 있도록 은행에 면도기를 싼값에 팔아 1회용 면도날의 수요를 창출한 질레트의 경우처럼, 공짜는 다른 수요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21세기의 공짜는 눈속임이 아니며, 전적으로 새로운 경제모델이라고 강조한다.

이 새로운 공짜 경제의 실현은 인터넷의 발달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됨으로써 가능해졌다. 무엇인가 한 번 소프트웨어가 되면 그 상품의 원가와 가격이 공짜가 되는 디지털 시대의 독특한 특성과 기술 발달로 인한 생산 가격 하락, 이용자의 증가가 합쳐져 ‘이용료 공짜’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공짜를 이용해 수익을 내려면 기존의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책이 소개하는 공짜 비즈니스 모델이 구글이다. 구글은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에서 워드프로세서에 이르는 100여 가지 상품 대부분을 무료로 제공한다. 구글의 방식은 다수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소수에게서 수익을 올리는 것. 제휴 사이트의 광고와 구글맵스 클릭 수를 통해 파악하는 소비자의 성향, G메일을 통해 파악하는 인맥 등은 구글의 신상품 개발과 광고 판매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공짜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들의 영상 자료를 무료로 공개한 영국의 코미디 창작 집단 몬티파이슨은 영상 제공 이후 유료로 판매하는 DVD의 수익도 올렸을 뿐 아니라 더 많은 팬을 확보했고 활동 범위도 넓힐 수 있었다. 공짜로 인한 ‘낭비’까지도 좋을 때가 있다. 인터넷상의 수많은 영상과 정보도 누군가에겐 결국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공짜 경제를 설명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저자는 이 책을 “급격히 진화하고 있는 한 개념을 파헤친 탐구보고서”라는 말로 요약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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