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푸는 한방 보따리]목-어깨 아픈 ‘컴퓨터병’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경근에 침 놓으면 효과, 수술결정은 신중해야

진료를 하다 보면 컴퓨터 작업으로 목, 어깨의 만성적 통증과 손 저림을 호소하는 환자를 자주 본다.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결리며, 손발이 저린다는 것이다. VDT증후군, 거북목증후군 등으로 불리는 이런 통증은 한마디로 ‘컴퓨터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목과 허리는 직립보행으로 인한 중력을 잘 분산하기 위해 앞으로 볼록한 ‘C’자형이다. 그런데 컴퓨터 작업에 집중하면 머리가 화면으로 빨려 들어갈 듯이 앞으로 나간다. 이 경우 목은 거북이가 목을 쭉 내밀 듯 일자(一字)가 된다.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은 무거운 머리를 받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런 과정이 누적되면 목과 어깨의 근육 인대 힘줄이 약해진다. 평상시에도 머리가 앞으로 나가 등이 구부정하며 위에서 내려다볼 때 어깨가 앞쪽으로 둥글게 말리는 등 나쁜 자세가 나온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목뼈의 간격이 좁아지거나 뼈끝에서 새 뼈가 자라는 등 이상이 발견된다.

간혹 잘못된 수술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경우도 있는데 수술 결정에는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비수술요법을 먼저 쓰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비수술요법으로 경근(經筋)에 침을 놓는 경근자법(經筋刺法) 또는 경근침술(經筋鍼術)이 이용된다. 경근은 경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해부학적 구조물로 피부, 근육, 인대나 건, 관절이나 뼈, 혈관과 신경 등을 망라한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뭉치거나 굳거나 붓거나 열이 나는 부위를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침과 뜸의 자리(수혈)가 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염증의 확산과 부종을 억제하는 봉약침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갈근탕(葛根湯), 서경탕(舒頸湯), 사육탕(四六湯) 등과 같은 한약도 필요에 따라 처방된다.

컴퓨터 병을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 스트레칭, 작업 요령에 대한 조언을 받아야 한다. 모니터는 눈높이로 유지하고, 항상 시선의 정중앙에 놓아야 한다. 머리는 앞으로 돌출되지 않도록 하고 어깨와 가슴은 최대한 펴서 등과 허리가 굽지 않도록 한다. 스트레칭은 무리하지 않고 목과 어깨의 정상 가동 범위를 확인하는 정도로 하면 충분하다. 작업은 가급적 한 시간 안에 끝내는 게 좋다. 무엇보다 몸을 아끼는 세심한 배려와 지혜, 그리고 적절한 휴식이 이 병의 예방과 치료의 지름길이다.

송호섭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