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 명품 먹을거리]<10>해남 황토 호박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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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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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일조량-황토 3박자… ‘건강 별미’ 입소문

전남 해남에서 30년째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는 박영남 씨는“해풍에 섞인 염기가 고구마를 병충해로부터 지켜줘 농사짓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해남=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전남 해남에서 30년째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는 박영남 씨는“해풍에 섞인 염기가 고구마를 병충해로부터 지켜줘 농사짓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해남=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이맘때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물론이고 온라인몰 식품코너까지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고구마다. 하지만 그 맛과 모양, 품질은 천차만별이다. 전남 해남의 황토밭에서 자라는 호박고구마를 ‘명품’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고구마 재배에 꼭 맞는 천혜의 자연조건 때문만은 아니다. 자연이 기른 고구마를 더욱 맛있게 만들고 온전하게 보관하려는 사람의 정성과 노력이 더해져서다.

지난달 27일 찾은 해남 곳곳에서는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었다. 온통 붉은 황토밭에는 모자를 푹 눌러쓴 아낙네들이 쪼그리고 앉아 분주히 호미질을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커다란 자루가 금세 토실토실한 해남 황토 호박고구마로 가득 찼다. 고구마는 된서리가 내리기 전에 모두 거둬야 한다.

○ 해남, 명품 고구마의 고장

“남해의 해풍, 풍부한 일조량,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

해남의 고구마 농가들과 재배계약을 하고 있는 맛젤영농조합법인 김남욱 매입팀장은 해남 황토 호박고구마가 남다른 세 가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해남에서 만난 고구마 생산자 누구나 “달고 맛있기로 해남 고구마를 따라올 것이 없다”면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 해남 황토 호박고구마는 지난해 GS샵 TV홈쇼핑에서 11만4000상자(상자당 8∼10kg, 가격은 8kg 1상자에 3만900원), 총 34억 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약 23억 원에 이르렀다. GS샵 마재선 식품팀 과장은 “호박고구마가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해마다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호박고구마를 모르는 사람이 드물지만 이 고구마가 TV홈쇼핑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7년부터다. 밤고구마에 비해 농사짓기가 까다롭고 당분이 많아 부패가 빨리 진행됐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널리 판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GS샵에 고구마를 납품하는 전남 해남군 이레유통영농조합법인은 고구마 재배부터 수확, 선별, 전 처리, 저장까지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레유통은 고구마를 생산하는 조합원들과 재배계약을 하는데 연간 4000t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호박고구마 물량으로는 국내 1위 업체다.

이곳에서 다루는 고구마는 마치 한우처럼 생산이력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농민들이 책임감을 갖고 농사를 짓도록 독려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을 하는 것이다. 작업장에 쌓인 고구마 바구니마다 생산자의 이름, 등급, 저장 가능한 기간이 표시돼 있었다. 이날 수확한 고구마를 크기별로 기계를 통해 나누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 따끈따끈 맛있는 호박고구마

이레유통에는 고구마의 당도와 저장성을 높이는 ‘비법 아닌 비법’이 있다. ‘큐어링(curing)’이라는 것인데 고구마가 싫어하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단기간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널리 알려져 있는 방식이지만 이 회사는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해남 환경에 가장 적합한 온도와 습도, 기간을 밝혀냈다. 섭씨 33∼35도, 습도 85∼90% 환경에서 3∼5일간 큐어링을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고구마는 수확 과정에서 입은 상처가 아물고 당분이 상승하며 나쁜 세균이 없어져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된다.

고구마는 보통 후숙 기간(수확 뒤에 숙성하는 기간)을 거쳐야 더 맛있어진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테스트한 결과 수확한 지 25일이 지나야 맛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 수확한 고구마의 당도는 12∼14브릭스, 일주일이 지난 뒤 찌면 17∼18브릭스, 25일 후에는 25∼28브릭스로 크게 상승했다.

해남=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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