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효성 국내영업팀 박현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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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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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덱스론’으로 시선 끌었죠

《 “스판덱스 같은 박현아입니다.” 올해 6월 효성의 인턴사원 실무 면접에서 지원자 박현아 씨 (25)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섬유업계에서 감초가 된 스판덱스는 뛰어난 탄성도를 자랑합니다. 원래 길이의 5∼7배까지 늘어나는 스판덱스처럼 5∼7배 더 열심히 업무를 배우겠습니다. 탄성 회복률이 97%나 되는 스판덱스처럼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의류에도 사용할 수 있는 스판덱스처럼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효성의 인재가 되겠습니다.” 》
스판덱스는 효성이 생산하는 주력 섬유 제품. 지원 전에 회사 정보를 꼼꼼히 살핀 박 씨는 1분간 주어진 자기소개 시간에 ‘스판덱스론’을 펼쳤다. 그리고 8주간의 인턴을 거쳐 9월 효성의 스판덱스 퍼포먼스유니트 국내영업팀 소속의 정식 직원이 됐다.

○ 지인 찾아다니며 회사 정보 수집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한 박 씨는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기업 입사 쪽으로 수정했다. “4학년 1학기에 교생실습을 경험해 봤는데,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현장이 많이 다르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래서 교육은 다른 친구들에게 맡기기로 하고 취업을 준비했죠.”

효성의 섬유사업 부문 신입사원인 박현아 씨.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만난 박 씨
는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creora)’를 소개하며 신입사원다운 열정과 패기
를 보였다. 박영대 기자sannae@donga.com
효성의 섬유사업 부문 신입사원인 박현아 씨.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만난 박 씨 는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creora)’를 소개하며 신입사원다운 열정과 패기 를 보였다. 박영대 기자sannae@donga.com
취업으로 눈을 돌린 박 씨는 우선 정보 수집에 나섰다. 기업에 진출한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 각 회사의 사내 문화와 업무 성격을 탐색했다. “일반적으로 가고 싶은 회사를 고를 때 회사 규모나 명성을 우선적으로 참고하는데 저는 직무가 저와 맞는지, 조직 분위기가 좋은지 등이 더 중요한 요소였어요.” 그렇게 박 씨의 눈에 든 기업이 효성이었다. 지인들 사이에서 만족감이 가장 높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마침 효성이 인턴사원을 뽑는다는 소식도 들렸다.

박 씨는 효성의 홈페이지와 관련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모았다. “회사 연혁은 기본이고 섬유산업 동향과 제품별 특성과 용도를 자세히 공부했어요. 그리고 최근 3년간 관련 기사를 모두 찾아 읽었어요.” 박 씨가 면접에서 갑자기 주어진 자기소개 시간에 회사 상품에 빗대어 포부를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준비된 학습 덕분이었다.

○ 영어를 무기로 인턴십 거쳐


8주 동안 진행된 인턴 기간에 박 씨는 해외영업팀에 배치됐다. 어릴 때 3년간 브라질에 살면서 외국어에 친숙해졌고, 외국어고등학교와 대학에서의 영어교육학 전공으로 외국어에 유창한 점이 고려됐다.

해외영업망에서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를 가공하는 일과 마케팅 자료 등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박 씨에게 주어졌다. 그는 “회사 실무를 접하면서 내 무기인 영어를 수단으로 활용해 궁극적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씨는 인턴에게 주어졌던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를 깊이 알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해외 바이어 특성별 연구 프로젝트’를 맡았다. 수익성과 충성도, 고객사의 기업 가치 등을 분석해 바이어를 분류하는 작업이었다. “고객사를 분류하는 프로세스는 마케팅 일환으로 회사 차원에서 추진됐지만 미해결 과제였어요. 회사에서는 참신한 시각을 필요로 해서 제게 일을 맡긴 것 같았어요.”

고객사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고객사 특성을 꿰뚫는 것은 물론이고 섬유 산업 전반과 제품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했다. “8주간의 인턴십을 끝내며 임원진 앞에서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에 여러 지적을 받았어요. 회사에서는 첫손에 꼽는 고객사를 저평가하기도 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거든요. 저만의 기준을 제시해 참신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실제 마케팅에서 어떤 점이 중요하게 고려되는지를 실질적으로 배운 기회였어요.” 박 씨는 “700개 고객사를 분석하면서 마케팅 공부는 물론이고 회사 공부를 톡톡히 했다”며 “이런 게 효성 인턴십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 글로벌 인재가 목표


박 씨는 2 대 1의 경쟁을 뚫고 정식 직원으로 뽑혔다. 하지만 인턴십 기간에 동기들과 경쟁심을 겨루지는 않았다고 했다. “인턴 동기들과는 경쟁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로 도움도 주고 검토도 해주고 오히려 의지하는 관계였죠. 인턴십을 경쟁 때문에 힘들어하기보다는 즐겼습니다.”

박 씨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취업 준비에 매달리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데 주력했다. 외교통상부에서 6개월간 인턴을 거쳤고, 세계 곳곳으로 배낭여행을 다녔다. 그러다 보니 대학 졸업도 2년이나 늦어졌다.

“관심 분야는 직접 경험해봐야 직성이 풀려요. 외교부 인턴에 지원하게 된 계기도 자유무역협정(FTA)이 왜 그렇게 사회적 문제가 되는 건지 알고 싶어서였고, FTA협상 총괄과에서 지원 업무를 하면서 실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어요.”

박 씨는 “대학 친구들이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교사가 되는 걸 보면서도 조바심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대학생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을 되도록 많이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마인드에 대한 생각도 확고했다. “저는 테마를 정하고 배낭여행을 다녔어요. 멕시코에서만 6주 동안 혼자 여행을 했는데 그때 테마는 시장이었어요. 온갖 시장은 다 찾아 다녔죠.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과 실제 세계를 발로 체험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는 효성의 글로벌 인재가 되겠노라고 당차게 말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

▽좋은 예-회사에 대한 열정

열정을 보여야 한다. 단순히 회사 업무를 경험하는 수준으로 인턴십에 임하는 것과 인턴십을 통해 이 회사에 입사해야 한다는 의지로 임하는 자세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런 열정의 차이는 평가를 통해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학생다운 패기와 적극성을 바탕으로 회사를 경험하고 배운다는 자세는 기본이다.

▽나쁜 예-소극적인 자세

입사를 하고 싶다는 의지보다 인턴십에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두면 모든 일에 소극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조직에 소속되지 못하고 대인 관계에 소극적인 자세, 노력하지 않는 자세는 평가자에게 실망감을 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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