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 하반기 세계경제 초점은 ‘저금리-재정확대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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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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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혼돈 속에 빠져들고 있다. 유로 재정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그리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과감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가시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조정 폭이 커지고 있다. 당분간 주식시장에서는 남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여러 경제변수가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하반기 세계 경제는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지 살펴보자.

2009년부터 지금까지 세계경제는 공격적인 재정확대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빠른 회복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 경기는 성장 속도가 가속화되기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면서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은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세계경제가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일단 유럽은 재정 개선이 시급하다. 지금으로서는 씀씀이를 줄여 재정을 개선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다. 미국 편에서는 수출을 늘려 일자리도 만들면서 과거와 다른 성장을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수출구조상 한계가 있다. 미국 경제의 체질이 바뀌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은 당분간은 소비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수밖에 없지만 과거처럼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 확대를 통한 소비 증대는 또 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결국 고용과 소득 증가만이 부작용 없이 소비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 다행히 미국 고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 회복을 가속화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소득에 토대를 둔 완만한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

중국과 한국은 여전히 수출 지향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수요가 썩 좋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내수를 통해서만 성장을 가속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부동산 과열을 식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안정을 보이기 전까지는 내수 부양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처지다.

한국 내수 경기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저금리가 오랫동안 유지된 덕분에 가계가 그동안 빚을 전혀 줄이지 않았다. 금리 인상이나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계재정을 악화시킬 위험이 잠재돼 있다.

결국 국가마다 저금리와 재정 팽창에 따른 후유증이 심각해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시기이다. 경기가 둔화될 위험이 있지만 각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이제 많지 않다. 재정 위험과 부동산 버블로 정부의 손발이 묶인 셈이다.

올해 하반기에 세계경제는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면서 표면화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개선 신호가 가시화되는지,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안정권에 들어서는지를 확인한 이후라야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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