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공무원은 칼퇴근? 야근 많아 놀랐어요”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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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가운데)이 재정부에서 근무하는 10여 명의 행정인턴을 만나 인턴 경험담과 애로사항을 들었다. 사진 제공 기획재정부
2일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가운데)이 재정부에서 근무하는 10여 명의 행정인턴을 만나 인턴 경험담과 애로사항을 들었다. 사진 제공 기획재정부
과천청사 행정인턴들, 허경욱 재정차관과 ‘호프데이’

정부과천청사를 출입하다 보면 간혹 앳된 ‘젊은이’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폼이 분명 공무원은 아닌 듯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들은 올해 1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한 행정인턴들.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새내기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정부 부처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2일 오후 7시 경기 과천시 중앙동의 한 맥줏집에 모인 18명의 행정인턴을 만나봤습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이 재정부에 배속된 행정인턴들의 고민을 듣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지요.

재정부 지역경제정책과에서 근무하는 K 씨(여)가 “흔히 공무원이라고 하면 ‘칼퇴근’을 연상하는데 이렇게 밤늦게까지 일하는지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재정분석과에서 일하고 있는 A 씨도 맞장구를 치며 “나도 어제 오후 11시 넘어 퇴근했는데 나머지 공무원들은 거의 매일같이 야근하는 것 같아 놀랐다”고 하더군요.

시간이 흐를수록 인턴들의 대화 주제는 취업으로 옮겨갔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1년간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한 뒤 한국에 온 P 씨(여)는 “삼성그룹이 예년과 달리 올해 대학 졸업생도 뽑는다는 게 너무나 큰 희망”이라고 기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도 미국처럼 나이 제한을 없애고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행정인턴은 “정부 부처나 공기업 인턴은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추천서를 받는 게 큰 도움이 된다”며 “두세 명만 혜택을 받는 장관 추천서를 많이 늘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행정인턴들의 고민에 허 차관은 어떤 답을 했을까요. “최근 취업난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해진 것은 기성세대의 잘못이 큽니다. 하지만 여러분, 자신감을 가집시다. 취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창업 등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취업을 하더라도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지식서비스업 등에도 도전해 보세요. 노력하는 사람에게 분명 문은 열립니다.”

전례 없이 취업이 힘든 상황이지만 이날 만난 행정인턴들은 모두 자신만의 ‘꿈’이 있기에 표정이 밝았습니다. 부디 허 차관의 당부처럼 치열한 노력과 열정으로 그 꿈을 이루길 기대해봅니다.

박형준 경제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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