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때리고… 밀치고… 벌금 쌓이는 농구코트

  • 입력 2009년 4월 11일 02시 56분


“레더가 객지에서 어렵게 번 돈을 벌금으로 다 내게 생겼네요.” 삼성 안준호 감독은 9일 모비스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런 얘기를 하며 혀를 찼다. 최근 테렌스 레더가 거친 플레이로 한국농구연맹(KBL)의 제재금 징계를 연이어 받아서다. 레더는 LG와의 6강전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달려들어 위협하는 행동으로 330만 원의 제재금 처분을 받은 데 이어 모비스와의 4강전에서도 김효범의 얼굴을 팔꿈치로 때려 300만 원을 물게 됐다.

진흙탕 싸움이었던 KCC-전자랜드의 6강전에서도 ‘제재금 폭탄’이 쏟아지면서 포스트시즌 들어 제재금은 역대 최고인 2780만 원에 이르렀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는 제재금이 110만 원에 불과했다. 제재금이 갑자기 불어난 것은 과열 양상 속에 폭력에 가까운 파울과 감정이 실린 신경전의 결과다. 하지만 KBL이 자초했다는 지적도 많다. 제재금의 사유가 된 팔꿈치 사용과 시뮬레이션 동작 등은 이미 정규시즌부터 문제가 됐지만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가다 화를 키웠다.

KBL은 최근 주중 경기 TV 생중계의 대가로 방송사 측이 요구한 광고비를 4강 진출 팀에 800만 원씩 분담시킨 뒤 이 사실을 함구하도록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어설픈 업무 처리로 중계가 무산되면서 KBL이 애꿎은 구단에 부담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봄의 잔치’라는 포스트시즌이 벌금과 뒷돈으로 얼룩지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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