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토크]와인 수호천사 ‘소믈리에’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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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일본 와인업계가 술렁였다. 드라마 하나로 와인 판매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드라마 제목은 ‘소믈리에(Sommelier)’로 당시 일본에서 인기를 끈 만화가 원작이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이 프랑스 레스토랑의 소믈리에가 되면서 와인에 대한 천재성을 발견하고 사랑도 얻는다는 스토리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소믈리에가 뭐냐’는 질문에 “와인을 사람처럼 사랑하고, 사람을 와인처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소믈리에는 본래 중세 유럽에서 영주가 식사하기 전 음식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직책 ‘솜(Somme)’에서 유래했다. 와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직업은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한 레스토랑에서 시작됐다.

오늘날 소믈리에란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포함한 모든 음료를 책임지는 전문가를 뜻한다. 특히 와인 선정과 리스트 작성, 보관과 관리를 책임진다. 손님에게 와인을 추천하거나 주문받은 와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이 최적의 상태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모든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세계소믈리에협회의 조르주 페르튀제(64) 부회장은 “최악의 소믈리에는 와인을 가르치려 들면서 손님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다. 소믈리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손님이 즐겁게 식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소믈리에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골라주고, 음식과 궁합이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것이 주요 임무인 만큼 와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당연히 포도의 품종, 원산지, 수확 연도 등을 꿰고 있어야 한다.

소믈리에는 규정된 의상을 착용해야 한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 검정 조끼에 검정 상의와 바지를 입고 검정 앞치마를 두른다. 또 손에는 냅킨을 지니고 조끼 주머니에는 코르크 스크루 등 소도구를 넣어 둔다. 그리고 와인을 시음할 때 쓰는 잔 ‘타스트뱅’을 목에 건다. 프랑스 파리의 소믈리에들은 상의 칼라에 포도송이를 상징하는 은 배지를 단다.

소믈리에란 직업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88년 한국소믈리에협회가 발족됐으며 현재 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잠깐!=세계 규모의 소믈리에 대회는 2개가 있다.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SOPEXA)와 세계소믈리에협회가 각각 2년, 3년마다 주관하는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 소믈리에협회는 매년 ‘프랑스 최고 청년 소믈리에 대회’를 열고, 2년에 한 번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를 개최해 유능한 신진 소믈리에를 발굴한다.

이호갑 기자의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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