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名건축]<6>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미술관

  • 입력 2006년 5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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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예술극장은 마로니에 공원을 향해 입구를 내고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붉은색 벽돌 건물은 이제 대학로에 지어지는 건물들의 모델이 됐다. 사진 제공 아르코 예술극장
아르코 예술극장은 마로니에 공원을 향해 입구를 내고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붉은색 벽돌 건물은 이제 대학로에 지어지는 건물들의 모델이 됐다. 사진 제공 아르코 예술극장
‘젊음의 거리’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는 각종 개발 속에 과거와 현대의 건축물이 혼재돼 있다.

그 속에 대학로의 ‘건강한 문화’를 지탱해 주는 건물이 있다. 마로니에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붉은색 벽돌의 아르코(ARKO·Arts Council Korea) 예술극장과 미술관이다.

상자를 이리저리 쌓아 놓은 듯한 건물은 다른 공간에 있었다면 ‘튄다’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하지만 자연스레 때가 묻은 벽돌과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이라는 글씨 조형물, 외벽에 걸린 공연 안내 플래카드까지 대학로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어우러져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수근(金壽根·1931∼1986) 선생은 아르코 예술극장과 미술관을 지으며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두 건물에 햇빛이 비치니 단계적으로 후퇴한 벽면과 불규칙하게 돋아 나온 벽돌 장식이 분명한 각과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공연장=아르코 예술극장은 친근하다. 공원으로 뻗어 있는 출입구와 건물 밖을 두르고 있는 계단식 무대 겸 의자가 관객을 그저 기다린다.

1, 2층을 합해 700여 석의 공연장은 무대가 객석보다 넓고, 객석 맨 뒤를 맨 앞보다 3m 정도 높게 해 시선을 가로막는 일이 없다. 02-760-4800

▽사방이 열린 전시관=아르코 미술관은 건물이라기보다 장소다. 공간을 가로막고 들어선 건물들과 달리 공간을 이어 주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앞뒤와 가운데 부분을 모두 유리면으로 텄다. 여기로 앞쪽 마로니에공원과 뒤쪽 낙산이 시원스레 통한다.

미술관은 특별한 입구가 없다. 하지만 한옥의 마당과 같은 중앙 공간을 통해 반지하의 1전시관, 복층의 2전시관, 1층 소갤러리 그리고 2층 아틀리에 등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다. 원래 옥외 긴 경사로를 통해 공원과 실내는 연결됐다. 하지만 관리상의 어려움 때문에 지금은 막혀 있다. 6월 7일 김수근 선생 20주년 회고전이 열릴 때 이 경사로도 되살아난다. 02-760-4566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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