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고정된 마음 채널 이제 돌리십시오

  • 입력 2006년 4월 2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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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교든지 종교를 받아들이면 그 종교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인연들을 관심과 배려로 모아가는 것이 가르침의 실천일 것이다. 아무리 심오한 가르침일지라도 그 가르침이 어떤 사람에게 적절하지 못하다면, 그것을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경(經)을 보면 보리심(菩提心·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나서 해야 할 다섯 가지 일이 있다. ①좋은 벗을 가까이 함이요 ②성내는 마음을 끊음이요 ③스승의 가르침을 따름이요 ④연민의 정을 일으킴이요 ⑤부지런히 정진하는 일이니라.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은 밭에 씨앗을 뿌리는 일과 같다고 했다. 씨앗이 좋은 땅을 만나면 뿌리와 줄기가 잘 자라지만 자갈밭이나 척박한 땅에 뿌려지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처럼, 진리의 실상인 생명력도 마찬가지다. 만일 지혜가 있어서 잘 헤아리면 널리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어리석어 지혜가 없다면 무엇인들 알 수 있으며 공부를 한들 옳고 그름의 이치를 판단할 수 있겠는가?

“불교는 과학이다.” 어떤 철학자와의 만남에서 달라이 라마가 하신 말씀이다. 불교는 인생인데, 어떻게 과학이라고 하셨을까? 어떤 과학자가 물었다면 아마 불교는 철학이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학이라는 객관성과 철학이라는 주관성을 모두 사용해야 불교를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세상은 리모트 컨트롤(remote control) 시대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 우리가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불필요한 것이나 재미없는 것은 즉시 삭제하거나 채널을 바꾸어 버린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마음 채널은 고정시켜 놓는 경우가 너무 빈번하다. 행복과 불행, 기쁨과 괴로움의 마음 채널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느냐, 아니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느냐의 차이에서 시작되어지더라는 것이다.

정우 스님 서울 구룡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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