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名건축]<2>종로구 원서동 ‘空間’ 사옥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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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고 김수근 선생의 역작 가운데 하나인 공간 사옥. 1971년 건축한 옛 사옥에 1997년 신축한 유리 건물을 이어 붙여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룬다. 사진 제공 공간
건축가 고 김수근 선생의 역작 가운데 하나인 공간 사옥. 1971년 건축한 옛 사옥에 1997년 신축한 유리 건물을 이어 붙여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룬다. 사진 제공 공간
29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현대식 건물 사이에 창덕궁과 북촌한옥마을 등 조선시대 건축물이 남아 있다.

이곳에 과거와 현대를 아우른 건축물이 있다. 담쟁이덩굴과 검은색 벽돌, 투명한 유리가 어우러진 도시종합건축그룹인 ‘공간(空間)’ 사옥이다.

창덕궁이 600년 조선시대의 역사를 담고 있다면 공간 사옥은 30년 넘게 한국현대건축사의 걸작으로 손꼽혀 왔다.

공간 사옥은 건축가 고 김수근(1931∼1986) 선생의 역작 가운데 하나다. 1971년에 벽돌로 된 옛 사옥을 완성했고 1997년에는 투명유리 건물을 이어 붙였다. 2004년에는 사옥 앞의 한옥을 매입해 찻집 겸 휴게실용으로 개축했다.

대로변 옆 골목을 따라 공간 사옥으로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마당이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있다. 서양의 벽돌건물 양식에 한국 전통주택의 마당을 접목했다.

공간 사옥 옛 건물의 검은색 벽돌은 담쟁이덩굴에 뒤덮여 있다. 벽돌은 사람의 손으로 쌓을 수 있는 인간적인 재료이고 담쟁이는 도시에 녹색 기운을 불어넣는 상호 보완적 의미라는 게 이상림 공간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옛 사옥을 전시 공연 공간으로, 유리건물을 패션과 인터넷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축가 조계순 선생은 단행본 ‘당신이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입니까?’에서 공간 사옥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 경이로운 건축은 나에게 고향 같은 설렘과 그리움을 준다. 잿빛 전돌(흙을 구워 바닥의 기단으로 쓰거나 벽돌로 사용하는 것)의 공간 사옥은 6월이 되면 담쟁이로 뒤덮이고 보석이 된 크고 작은 창들은 녹음 속에서 유난히 빛난다….’

공간 사옥 옆 원서공원은 지상은 녹지, 지하는 수영장 등 스포츠시설로 돼 있다. 노인들이 한가롭게 게이트볼을 즐기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공간 사옥을 둘러본 뒤 인근 공원을 산책할 수도 있다. 02-3670-3500, www.space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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