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 vs Bear]현대자동차 투자의견 “탄탄대로” VS “오리무중”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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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삼성전자처럼 한국 증시를 이끌고 나갈 수 있을까?’

요즘 증권가의 주요 논란거리 가운데 하나다. 작게는 3분기(7∼9월) 실적, 크게는 현대차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기 때문. 동양종합금융증권 강상민 책임연구원은 “삼성전자 시대는 가고 현대차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증권 김학주 연구위원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반박했다.》

○ 현대차 3분기 실적은

현대차는 조만간 3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애널리스트가 실적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체적인 수치”라며 영업이익 예상치를 밝혔다.

강 연구원은 2분기(4∼6월)와 비슷한 45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업종은 1분기(1∼3월)가 바닥이었기 때문에 2, 3분기는 비슷하게 좋을 것이라는 예상.

반면 김 연구위원은 3500억 원 미만으로 내다봤다. 부정적 전망의 근거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진 점과 원자재 값이 올라 하반기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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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시장의 리더?

강 연구원은 8만3900원으로 제시한 목표 주가를 12만 원 선으로 올릴 예정이다. 그만큼 현대차의 성장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현대차가 ‘구조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싸니까 타 보고 가격 대비 품질을 인정해 소비자가 또 사게 되는 시기가 1차 성장 단계라면 현대차는 작년부터 2단계 성장기에 들어섰다는 것.

“현대차가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에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면서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열쇠는 시장이 아니라 현대차가 쥐고 있다.”

그는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도 구조적 성장 단계에 이르러 해외 현지 생산을 늘리면서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시장 판매 대수 기준 현대차의 성장률은 2003년 6.2%에서 지난해 16.2%로 높아졌다. 올해도 15∼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10% 안팎의 성장에 그쳤고 미국 자동차회사들도 3∼4% 성장에 머물렀다.

현대차가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갖췄다는 점에 대해서는 김 연구위원도 동의한다. 하지만 불확실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미국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그 과실은 신차 개발기간이 짧은 일본 업체들이 챙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쏘나타급에서 보여 준 경쟁력을 그랜저 급 이상 승용차와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도 유지할 수 있느냐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이미 쏘나타 이하 급에서는 중국이나 인도 업체의 추격이 거세 3년 내 국내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상당히 잃을 수 있다. 대형차 부문에서는 미국과 일본 메이커가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가 비슷한 가격과 품질의 차를 내놓더라도 소비자의 ‘감성 품질’을 만족시킬지 장담할 수 없다.”

○ 기아차가 대안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대차보다는 기아자동차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가 이룬 일정 수준의 품질을 바탕으로 레저용차량(RV)과 중소형 이하 승용차 부문에서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반면 강 연구원은 기아차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기아차가 최근 주가가 오른 건 현대차에 비해 싸 보였기 때문이며 이른바 ‘정의선 효과’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기업을 키우는 열쇠는 시장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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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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