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 감상법

  • 입력 2004년 8월 5일 18시 06분


코멘트
최근 국제무용콩쿠르에서 잇달아 그랑프리를 받은 샛별 다닐 심킨.-동아일보 자료사진
최근 국제무용콩쿠르에서 잇달아 그랑프리를 받은 샛별 다닐 심킨.-동아일보 자료사진
격년제로 열리는 ‘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7, 8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제3회를 맞았다. 각국의 유명 발레단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매우 귀한 무대라 발레 애호가에게는 가장 신나는 무용축제다. 어느 나라의 누가 새롭게 등장했는가, 그들의 기량이 어떠했는가에 대해 두고두고 감탄과 비평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첫 해에 줄리 켄트, 2회 때 팔로마 헤레라 등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갈채 속에 연기했듯이 올해도 화제를 집중시킬 스타가 많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알리나 코조카루, 뉴욕시티발레단의 소피앤 실브, 중국국립발레단의 진야오, 뮌헨발레단의 루치아 라카라 등은 경력만으로도 기대를 부풀린다.

한 해가 다르게 변하는 발레 스타들의 등퇴장을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에 세계 발레스타 공연은 매번 처음 만나는 스타에 대한 기대, 한 번쯤 공연을 본 스타에 대한 반가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올해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호세 카레노와 심킨발레단의 다닐 심킨이 특히 반갑다. 이 두 남성은 각각 고참과 신참으로서 무대를 압도하는 힘을 보여줄 것이다.

이번에 공연될 작품들은 일반적인 ‘갈라’ 레퍼토리다. 무형문화재인 고전발레는 작품이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누가 더 잘하는가를 반복적으로 견주어 보는 것이 감상의 요점이다. ‘해적’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의 주역 2인무(파드되) 같은 명장면을 모아 놓은 공연을 ‘갈라’라고 하는데 매년 출연자를 바꿔가며 같은 춤과 음악을 반복적으로 즐기는 무대다.

‘백조의 호수’ 3막 중 2인무를 선보이는 소피앤 실브(왼쪽)와 타마스 솔리모시.-동아일보 자료사진

따라서 관람 횟수가 늘면 각 작품의 색다른 분위기를 판별하는 눈이 생긴다. 발레에는 항상 열정과 우아함이 있지만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데지레 왕자와 ‘해적’의 노예 알리, 그리고 ‘돈키호테’의 이발사 바질이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를 느끼면 그 관객은 이미 발레마니아다. 하지만 그렇게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좋다. 전통적인 화려한 도약과 회전이 곧 발레의 꾸밈없는 얼굴이므로 관객 모두가 들뜬 듯한 순수한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

이번 무대에는 현대발레 작품도 상당수 있다. 그중 심킨 부자가 보여줄 ‘마이 웨이’는 아버지와 아들의 멋진 조화가 심금을 울린다. 1987년생인 아들 다닐 심킨은 최근 룩셈부르크와 비엔나 국제콩쿠르 그랑프리에 이어 바르나 국제 발레경연대회에서도 주니어부 남자 금상을 수상했다. 한국 발레 꿈나무들의 우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애령 무용평론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