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신용목/‘하이 서울’ 한글경시 아니다

  • 입력 2004년 6월 1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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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자 이 난을 통해 서울시가 ‘영어 강조’, ‘영어 공용화’, ‘영어 중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한 문화관광부 유병한 국어정책과장의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서울시는 세계 일류도시를 지향한다는 차원에서 ‘하이 서울’ 표어 등 상표마케팅 개념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 과장은 이러한 노력을 우리말을 무시하는 ‘영어 강조’ 정책이라고 폄훼하고 자국어 영향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국 및 일본의 사례와 대비시켰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도 도쿄도가 1998년부터 ‘Yes Tokyo’를 상징표어로 사용하는 등 세계의 많은 대도시가 자국어를 존중하면서도 상징표어 등에서는 영어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대한민국 상징표어로 ‘다이내믹 코리아’를 내걸고 있지 않은가.

유 과장은 또 ‘영어마을 조성’, ‘영어공문서 작성’ 사업을 예로 들어 서울시가 우리말을 경시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서울시는 ‘영어 공용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다만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는 생활영어 의사소통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민의 영어구사 능력이 향상되도록 도와주고 있을 뿐이다. 시민이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 영어체험마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와 외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위해 통상관련 법규, 공고문 등에 한글과 함께 영어를 사용하는 것을 단순화해 한글 경시라고 몰아붙여서는 곤란하다.

서울시가 거리안내판 등 공공디자인 부문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도 종로를 시범구역으로 선정해 상인, 시민단체, 전문가들과 함께 가로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한 지적으로 보인다.

우리는 국가간의 경쟁을 넘어 도시간에도 무한경쟁을 벌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신용목 서울특별시 홍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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