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해외축구]성적부진 R마드리드 팬항의에 곤욕

  • 입력 2004년 4월 14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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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에게는 돈과 여자를, 우리에게는 분노와 고통을.’

14일 스페인 마드리드 라스 로사스의 시우다드 델 풋볼 경기장 골대 뒤에 30m 크기의 대형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이곳은 스페인 프로축구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의 훈련장. 플래카드는 팬클럽인 ‘브로콜리’가 레알 마드리드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

그만큼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분노는 지금 극에 달해 있다. 세계 최고의 몸값을 가진 선수들이 모여 있는데도 연달아 망신을 당하고 있기 때문.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국왕컵인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레알 사라고사에 진 데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도 AS 모나코(프랑스)에 덜미를 잡혀 10회 우승의 꿈이 사라졌다. 12일엔 프리메라리가에서 오사수나에 0-3으로 완패, 1위 자리를 발렌시아에 내주기까지 했다.

가뜩이나 일부 선수들의 사치와 여성 스캔들로 열 받아 있는 터에 성적까지 부진하자 팬들이 들고일어난 것. 이날 팬들이 훈련장에 몰려가 야유와 욕설을 퍼붓자 경찰이 긴급 출동해 제지에 나섰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15일부터 훈련장을 스페인 남동부 무르시아 지방의 휴양지 라망가로 옮기기로 했다.

브라질 출신 호베르투 카를루스는 “팬들이 분노할 만하다. 우리에게 좋은 경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경기 외엔 개인의 사생활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간섭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스페인=변혜정통신원 JACGAR@telefonic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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