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의 건강파일]<3>영화배우 안성기

  • 입력 2004년 2월 15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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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안성기씨(52). 1977년 성인으로서 첫 연기를 시작한 이후 출연한 영화만 70편이 넘는다. 몇 년 사이에도 수많은 배우가 뜨고 지지만 그는 한결같다. 국민배우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그러나 절로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술도 거의 하지 않을 만큼 평소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영화 실미도 초반부에 최재현 준위 역의 안성기씨가 훈련병을 이끌고 산꼭대기까지 달려가는 장면이 있다. 그의 벗은 상체를 보던 여성관객의 입이 떡 벌어진다. 구릿빛 피부에 탄탄하고 군살 하나 없는 몸매다. 50대의 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사실 안씨는 동료들로부터 ‘20대 몸매’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그의 몸매 유지 비결을 캐내기로 했다.

#운동에 ‘미쳤다’

그는 운동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의 ‘운동광’이다.

영화배우 안성기씨는 하루도 운동을 거르는 일이 없다. 안씨가 평소 자주 찾는 서울 강남의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있다.김동주기자 zoo@donga.com

중고교 시절. 철봉과 평행봉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유 같은 거? 없다. 그냥 좋았다. 교복 윗도리를 벗고 철봉에 몸을 날리면 세상이 다 내 것처럼 느껴졌다. 대학에 다닐 때는 축구에 흠뻑 빠졌다. 점심시간만 되면 운동장에 모여 먼지를 뒤집어쓰며 축구를 했다. 상당한 수준인가 보다. 군대에서 사단 대표까지 했단다. 영화인들의 축구모임인 ‘아리랑 축구단’에서도 활동했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골프, 배구, 스케이트, 스노보드…. 안 해 본 운동이 없다. 특히 골프는 싱글 수준이다. 20년 전 소설가 최인호씨가 처음으로 필드에 데려갔다. 요즘도 7∼10일에 한번은 꼭 필드에 나간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 평소 1주일에 2, 3회는 골프연습장에서 1시간 반 정도 스윙감각을 단련한다. 골프를 어지간히 좋아하나 보다. 필드 약속이 잡히면 며칠 전부터 기분이 좋아진단다. 그의 골프 예찬론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 좋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도 장점이지요. 근육 운동량이요? 턱없이 적지요. 골프는 한마디로 정신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입니다.”

#밥 먹듯이 운동을

키 176cm에 몸무게 69kg…. 그는 몸매가 변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0년 전에 산 청바지를 아직도 입고 다닌다. 20년 넘게 입은 바지도 있다. 다만 요즘에는 체중이 2∼3kg 늘었다고 한다. 담배를 끊었기 때문이란다. 그는 아직까지 링거 주사를 단 한번도 맞은 적이 없을만큼 건강하다. 평소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보약을 먹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흠 잡을 데 없이 건강하다. 평소 규칙적 생활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간만 나면 운동을 찾아 하는 것이 진정한 비결이란다. ‘끼니를 거를지언정’ 운동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평소 집 주변 양재천 둔치에서 아들과 함께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은 그가 무척 즐기는 운동 겸 가족행사다. 나름대로 정해 놓은 코스도 있다고 한다. 시간 여유가 더 있으면 구룡산을 오르기도 한다. 심지어 집에서 쉴 때면 방에서도 운동을 한다. 특히 아랫배의 뱃살 빼는 체조는 효과가 좋단다. 그는 10회 정도 하라고 권한다.

“양손을 옆에 붙인 채 다리를 펴고 누우세요. 무릎을 구부리고 천천히 들어올립니다. 다리를 쭉 펴고 잠시 멈추세요. 다시 천천히 내리세요. 바닥에 다리가 닿아서는 안 됩니다. 모든 신경은 아랫배에 두세요. 아마 뱃살이 탈 겁니다.”

#억지로 만든 ‘몸짱’은 싫다

근육질로 뭉친 터미네이터의 몸이 있는가 하면 아담하지만 딴딴해 보이는 리샤오룽(李小龍)의 몸이 있다. 그는 두 번째를 선호한다. 인위적인 냄새가 나지 않고 훨씬 건강해보이기 때문이다. 울퉁불퉁하면 오히려 뒤뚱거려 싫단다. 이미지도 고정돼 버려 영화배우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평소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헬스클럽에서 1시간 반 정도 체력을 다진다. 먼저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이어 트레드밀에서 30∼35분 정도를 소요한다. 처음엔 서서히 걷는다. 걷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달린다. 시속 12km까지 속도를 올린다.

나머지는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이다. 3, 4종의 기기를 번갈아가며 이용한다. 요즘에는 주로 가슴근육의 선을 분명하게 해주는 ‘풀오버머신’을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오래 하지는 않는다. 살과 근육에 탄력을 줬으며 힘이 느껴지는 정도다 싶으면 끝낸다. 그래서 그는 최근 ‘몸짱’ 열풍에 대해 걱정한다.

“몸짱이 되려고 자칫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부작용이 더 커요. 균형감 있게 운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는 몇 년 전 자신의 실수담 하나를 들려줬다. 어깨 운동을 위해 ‘숄더프레스’를 들어올리던 중이었다.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가 시큰거렸다. 근육이 뭉쳤거니 생각하고 운동량을 늘렸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병원까지 가야했고 X선 촬영 결과 다행히 뼈 손상은 없었지만 인대가 늘어났다. 그 후 1년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못했단다.

벌써 헬스클럽에서 운동한 지가 20년이 넘었다. 그가 말하는 이점을 들어봤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스스로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어요. 이상하게 묵직한 날이 있어요. 틀림없이 몸이 안 좋은 거지요. 그러면 주의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가는 불행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영화 실미도의 한 장면

▼꾸준한 운동이 건강유지 지름길▼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는 영화배우 안성기씨의 운동법에 대해 “구성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프로답게 철저하게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것.

박 교수는 헬스클럽을 이용할 때 정리운동을 보충할 것을 권했다. 운동 중 상승한 혈압과 맥박을 서서히 낮춰 몸을 운동 전의 안정된 상태로 돌리기 위해서다. 간단한 스트레칭이 좋다.

안씨가 10년 넘게 체중의 변화가 없는 것은 평소 꾸준한 운동 덕분이라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박 교수는 50대 이후에 체지방량이 늘고 근육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감소를 조심하라고 말했다. 또 50대는 심혈관계 질환도 발생하기 쉬운 나이이기 때문에 안씨처럼 달리기나 자전거 등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좋다. 또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운동 강도를 중급 정도로 유지하도록 한다.

다만 안씨가 가슴근육 위주의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것에 대해 박 교수는 추가로 하체 운동을 해줄 것을 권했다. 근력은 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해줘야 효과가 높다는 것. 8∼10개 종목을 택해 번갈아가면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안씨가 집에서 하는 아랫배의 뱃살빼기 외에 몇 가지를 더 추천했다. 윗몸일으키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허리에 부담이 있다면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고 허공에 자전거를 탄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처럼 상체를 약간 든 상태에서 10초 정도 정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2, 3회 반복한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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