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포커스 피플]전영희씨, 교사에서 '컴도사'로

  • 입력 2003년 11월 2일 2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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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개인지도와 단체 강의, 홈페이지 제작 및 관리, 쇼핑몰 관리, 커뮤니티 관리.’

사이버 주부대학 강사이자 인터넷 음악사이트의 사이버 자키(CJ)로 활동하는 전영희씨(48)는 명함에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컴 도사’의 반열에 올라있는 전씨는 이런 일들을 모두 집에서 처리하지만 일반 직장인 못지않은 수입을 올린다.

결혼하기 전까지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였지만 이제 그의 전공은 컴퓨터로 바뀌었다.

1995년 컴퓨터를 처음 접한 그는 1년 만에 PC통신 천리안의 작가로 등단했다. 이어 2000년부터 사이버 강사, 이찬진 컴퓨터교실 교사, 인천시교육청 소속 기간제 컴퓨터 교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의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00년 교육부가 주최한 가족 홈페이지 제작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동아일보사로부터 ‘정보가족’으로 선정됐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NHK 방송의 ‘IT 킹’ 프로그램에 한국대표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발돼 일본대표 3명과 한일전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주부이면서 최고령자로 참가했던 그는 인터넷 정보검색부문에서 ‘고군분투상’이라는 특별상을 탔다.

“NHK 방송 프로그램에서 ‘IT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젊은이들과 교류할 수 있으니 생동감이 있고 생활도 즐거워지는 것’이라고 대답했어요. 요즘 동창생들에게 컴퓨터의 재미를 알리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1960, 70년대 인천지역 여고 가운데 최고 명문으로 꼽혔던 인일여고 출신인 전씨는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컴퓨터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총동문회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하는 한편 동기생(11회)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만들어진지 2, 3개월 밖에 안됐지만 하루 접속건수가 250∼300건이나 된다.

사이트를 통해 수십년 동안 교류가 없었던 동문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때론 약속 없이 갑자기 모이는 ‘번개모임’도 수시로 갖는다는 것.

음악사이트 ‘소리바다’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그는 요즘 40대 취향에 맞는 19곡을 CD에 담아 동창생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전씨는 “첨단 동영상기술로 동문 인터뷰, 학교 역사 등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동문 사이트에 올릴 계획”이라며 “나이 많은 선배들도 마우스 하나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동문 사이트를 쉽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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