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여자 조관우’ 린애 2집 ‘22 Soulsum’ 발표

  • 입력 2003년 5월 11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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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애(22·사진)는 지난해 데뷔한 신인 여가수중 몇 안되는 ‘생존’ 가수. 특히 음반 시장의 골깊은 불황으로 사실상 폐기 처분받은 음반들이 적지 않은 요즘, 1년만에 2집을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능성은 인정받은 셈이다.

소속사 잼엔터테인먼트의 김균민 사장은 “이젠 적당히 만든 음반은 통하지 않는다”며 “린애는 가창력과 곡에 대한 감정 이입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린애는 지난해 ‘이별후애’로 데뷔했으며 케이블 음악채널 KMTV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최근 발표한 2집 ‘22 Soulsum’은 22살된 린애의 솔(Soul) 모음 음반이다. 어릴 때부터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를 보컬 교본으로 삼아온 린애는 “2집은 내가 추구하는 발라드의 윤곽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음반에서 타이틀곡 ‘연인’을 비롯해 ‘텔 미’ ‘블루’ 등 5곡을 작사 작곡했다. 타이틀곡 ‘연인’은 여러 결의 저음에 이별의 슬픔을 담은 노래로 흑백 톤의 영화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이별의 경험을 가진 이들이 들으면 왈칵 눈물을 쏟을 만하다. 특히 중음대에서는 전성기 시절의 조관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7번 트랙에 실린 ‘블루’는 블루(우울함)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영어 노래다. 가사가 절제되어 있어 린애의 ‘목소리’ 연주곡 같다.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의 연주가 우울함의 깊이를 더해준다. 국내에서만 영어를 공부한 린애가 가사를 직접 쓰고 노래한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음반 수록곡중 ‘이별하는 날’ ‘사랑이야기’ ‘체온’ ‘너를 생각나게 하는 것들’ ‘비밀’은 가슴앓이의 발라드다. 이들 노래들은 너무 처연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는 3년간 한 남성을 짝사랑한 적 있다고 말했다. 노래 곳곳에 그 느낌이 배어 있는 듯.

린애는 그러나 ‘심플 싱(Simple Thing)’ ‘지켜주세요’에서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 점이 린애의 숨은 매력이기도 하다. ‘심플 싱’은 강렬함과 우울함이 교차되는 모던 록이다.‘지켜주세요’는 깊이 있는 중저음을 가진 재즈 보컬리스트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그는 이번 음반에서 7곡을 작곡했다. 첫 음반 활동을 접은 뒤 5개월간 꼬박 집에 마련된 작은 스튜디오에서 살았고 2집에 실린 노래들은 그 결실. 그러나 혼자서만 작업할 때 ‘감정의 과잉’이 우려되기도 한다.

“아버지가 대중음악은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니다고 늘 말씀하세요. 감정이 지나치다 싶으면 그 말씀을 되새겨요.”

린애는 7, 8월경 개인 콘서트를 펼칠 예정이다. 그는 이미 콘서트를 꾸밀 콘티에 대해 술술 풀어놓을 만큼 준비가 돼 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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