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화계 뉴스]전쟁치른 미국 “이젠 웃고싶어”

  • 입력 2003년 4월 17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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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컬슨과 아담 샌들러가 요절복통 코믹 연기를 펼치는 영화 ‘성질 죽이기’. 개봉 첫주말 422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잭 니컬슨과 아담 샌들러가 요절복통 코믹 연기를 펼치는 영화 ‘성질 죽이기’. 개봉 첫주말 422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틱낫한 신드롬’으로 불리는 ‘화 다스리기’ 열풍이 할리우드에도 불고 있다.

영화 ‘성질 죽이기’(Anger Management)가 개봉 첫주말(11∼13일) 북미에서 4220만 달러(506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4월 개봉작 중 최고기록. 지난해 ‘스콜피온 킹’이 세운 3610만 달러(433억원)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박스오피스 10위내에 들어 있는 나머지 영화의 이번주 수입을 모두 합친 액수보다 높다. ‘성질 죽이기’는 올해 북미에서 개봉된 영화 중 가장 좋은 첫주말 흥행 성적을 거둬 ‘4월은 비수기’라는 영화계의 오랜 공식을 깼다.

‘성질 죽이기’는 잭 니컬슨과 아담 샌들러를 내세운 코믹물. 순한 성품 때문에 직장에서 일은 혼자 다 하면서 성과는 다른 이들에게 뺏기는 30대 직장인(아담 샌들러)이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사 ‘성질 죽이기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겪게 되는 해프닝을 그렸다. 정신과 박사역을 맡은 잭 니컬슨의 코믹 연기가 일품이다.

이처럼 최근 미국에서는 코미디 영화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3월 둘째주 개봉한 스티브 마틴, 퀸 라티파 주연의 영화 ‘브링잉 다운 더 하우스’는 3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머물며 1억 달러(12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크리스 록 주연의 영화 ‘헤드 오브 스테이트’는 ‘브링잉 다운 더 하우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개봉 첫주인 3월 다섯째주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코미디 영화의 상승세는 이라크전을 치룬 미국인들의 심리 상태를 반증한다는 분석이다. 전쟁의 긴장을 해소할만한 가벼운 코미디 영화가 심리적 해방구가 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박스오피스 집계회사인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즈’의 폴 더개러비디언 회장은 “현재 미국인들은 머리를 식히고 싶어 한다”며 “이런 점에서 올해 코미디 영화는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질 죽이기’는 ‘너티 프로페서2’를 만든 피터 시걸 감독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6월 5일 개봉 예정.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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