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기자의 건강세상]건강하게 사는 법

  • 입력 2003년 1월 5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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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맏딸이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한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마술(魔術) 캠프’에 다녀왔다.

딸 아이의 꿈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이었다가 갑자기 마술사로 바뀌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와 ‘반지의 제왕’ 등 영화 때문인지 아이들 사이에서 마술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마술사는 영어로 ‘매지션(magician)’인데 성직자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마기(magi)’와 ‘마그딤(maghdim)’에서 유래했다. 마그딤에는 ‘지혜와 철학’의 뜻도 있다.

현실적으로 마술은 과학과 대치되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마술의 고갱이가 신비라면 과학의 본령은 검증과 확률이다.

필자에게는 과학보다는 마술을 요구하는 수많은 전화가 걸려온다. 특정 질환에 대해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치료법을 알려 달라거나 필자만 아는 특수한 건강법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마술사’의 전화도 걸려온다. 암 중풍 등 난치병을 획기적으로 치료하는 약을 개발했으니 신문에 소개하라는 전화이다.

더러 마술에 끌릴 때도 있다.

지난해 필자는 지인으로부터 아들에게 심각한 뇌혈관 질환이 생겼다며 명의를 소개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필자는 성심성의껏 명의들의 이름을 불러줬다. 일에 치여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몇 달 만에 그 사람을 만났다. 그는 “명의들은 1, 2주밖에 못산다고 했지만 아이가 동네 침구사의 치료를 받고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그렇다고 그 신비의 침구사를 신문에 소개할 수는 없다. 필자는 그 침구사의 실패에 대해서는 모르며 현실적으로 ‘확률’을 검증할 수도 없다. 반면 서양의학의 지식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된 것들이다.

물론 현대 과학도 불완전하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폴 화이어아벤트는 서양과학도 절대적이지 않으며 중국 의학이나 인디언의 호피의학도 가치가 있으므로 ‘무엇이든 좋다(Anything Goes)’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현실적으로 여러 방법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현재로서는 누가 뭐래도 ‘서양의학’이다. 서양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유일한 학문이다. 검증된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 의학의 건강법만 지켜도 대부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담배를 끊는다. 그리고 매주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한다. 술은 하루 한두 잔만 마시면 더 없는 보약이다. 소금은 종류에 상관없이 적게 먹는다. 매일 명상으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거기에다 적당한 취미생활을 하면 금상첨화이다.

새해에는 독자 여러분이 마술보다는 과학으로 건강을 지키기를 바란다. 확실한 과학을 놔두고 신비를 찾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필자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과 보다 오랫동안 만나기 위해서….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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