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과학책고르기 열고개①]사진으로 보여주는 물과 빛

  • 입력 2002년 8월 20일 17시 17분


바닥에 펼쳐놓은 노란 나무판자3개를 거울에 비스듬히 비추면 육면체처럼 보인다. 사진제공 소년한길

바닥에 펼쳐놓은 노란 나무판자3개를 거울에 비스듬히 비추면 육면체처럼 보인다. 사진제공 소년한길

◇물 한 방울/월터 윅 글 사진/40쪽 9000원 소년한길(만 5세∼초등 4학년)

◇눈속임/월터 윅 글 사진/43쪽 9000원 소년한길(만 5세∼초등 4학년)

책을 쓴 월터 윅은 사진작가다. 평생 과학을 연구해 온 과학자라면 물 한 방울 속에 담긴 과학이나 빛에 의한 착시를 몇 권의 책으로 쓸 수도 있겠지만, 사진작가 월터 윅처럼 간결하면서도 확실하게 보여 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수도꼭지에서 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늘 있는 상황이지만, 월터 윅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물 한 방울이 어떤 모습으로 떨어지는지, 순간 순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왜 자연은 물방울을 공 모양으로 만드는지, 거기에 어떤 힘이 존재하는지 알게 해 준다. 바로 표면 장력이 있다는 사실을. 표면 장력은 물 위에 떠 있는 소금쟁이가 가장 좋아하는 힘이다. 표면 장력을 알면 쇠로 만든 핀이나 클립을 물 위에 띄울 수도 있다.

월터 윅은 100여 년 전에 나온 몇 가지 어린이 과학책에서 힌트를 얻어 물 한 방울의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구상의 물은 끊임없이 돌고 돈다. 얼음에서 물로, 물에서 수증기로 변한다. 또 수증기에서 구름으로, 구름에서 물이나 눈으로 변하면서 서리가 되기도 하고 이슬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물의 다양한 모습을 월터 윅은 정교한 사진으로 보여 준다. 이른 아침 거미줄에 맺힌 동글동글한 이슬방울 속에 보이는 세상은 왜 거꾸로 보일까? 월터 윅은 자연스럽게 빛의 마술로 우리를 안내한다. ‘눈속임’이 바로 그것이다.

‘눈속임’은 착시에 관한 마술 같은 이야기다. 보인다고 다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사진 몇 장으로 확실하게 보여 준다. 고정관념과 빛을 보는 습관에 대한 생각 깨기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착시는 흥미로운 생각거리였다.

사진작가 월터 윅은 착시를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림과 사진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여러 가지 착시는 주로 그림이었다. 그림은 무한한 착시의 세계로 우리의 눈을 현혹시킬 수 있다. 그런데 사진이라면 착시의 세계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착시를 일으키는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사진을 찍어야 하고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터 윅은 그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과학자가 아닌 사진작가의 눈으로 본 물과 빛의 세계.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린 그림이 아닌, 보이는 대로 찍히는 사진을 통해 본 물과 빛의 세계는 그래서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 두 책의 매력은 자기도 모르게 자꾸 책장을 열게 하는 것이다.

이억주 월간 과학소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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