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음식]日 세계적 레스토랑 '노부' 한국진출 채비

  • 입력 2002년 7월 25일 16시 11분


[사진제공=노부도쿄]
[사진제공=노부도쿄]
‘신와쇼쿠(新和食)’, 새로운 일식이라는 뜻의 이 말은 일본 도쿄 아오야마(靑山)에 있는 노부(NOBU)식당이 내걸고 있는 모토다. 음식도 다른 제조업처럼 여러 나라 재료나 기술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는 것. 98년 노부가 문을 연 이래 ‘신와쇼쿠’는 최근까지도 일본 요식업계의 핫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근간은 일식이지만 접근법과 양념에 있어 미국, 남미, 유럽식을 접목했다. 일례로 이 곳의 많은 스시들은 간장이 필요없다. 대신 마늘 칠리 올리브오일 매운 소금을 섞은 양념을 스시 위에 얹어 한 입에 털어넣거나 레몬소스에 찍어먹는다. 이는 마쓰히사 노부유키 사장이 페루에서 주방장 생활을 할 때 터득한 방법.

1년간 쌀에 묻어 둔 민물송어를 가공한 ‘퓨나쓰시’, 오징어를 실처럼 잘라 만든 ‘오징어파스타’ 역시 노부 사장이 아르헨티나 페루 이탈리아에 거주하며 현지의 전통요리법을 응용해 만든 요리다. 나머지 메인요리들도 ‘와사비 후추소스를 곁들인 바닷가재’ ‘미소엑기스가 있는 검은 대구’처럼 복합적인 제목을 가진 것이 대부분.

이 곳은 ‘데코레이션’보다 ‘디자인’이란 말을 쓰며 음식의 세팅에 많은 정성을 쏟는다. 주방장이 선택해 내놓는다는 의미의 ‘오마카세 세트’는 화려한 캔버스를 연상시킨다. 식당 측은 “자연의 색으로 만든 가장 아름다운 수채화”라고 말할 정도. 새빨간 립스틱빛의 참치와 메탈빛마저 감도는 은회색 문어, ‘오렌지 클램’이라 불리는 주황색 대합조개 등이 선을 보인다. 야들야들하기로 소문난 ‘고베니쿠(고베산 쇠고기)’는 겉은 갈색, 속은 분홍색으로 구워 내 놓는다.

디저트는 같은 것으로 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한, 4명이 가면 4명에게 모두 다른 메뉴를 선사한다. 점원이 모인 사람들의 특성이나 분위기를 파악해 주방에 전달하면 각기 다른 디저트를 만들어준다. 초코파이처럼 생긴 달착지근한 초코무스는 남자에게, 한결 부드러운 오렌지케이크와 아이스크림 모듬은 어린 여성 손님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초코무스도 겉은 차갑지만 속에는 따뜻한 소스가 들어 있고 오렌지케이크는 씹는 부위별로 신맛 단맛의 배합이 다르게 느껴진다.

노부 사장은 “디저트는 주방장이 음식에 대해 끝까지 정성을 다했다고 말하는 일종의 ‘사인’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독려한다”고 말했다. 노부 매장은 한국의 이태원처럼 외국인들이 많은 록본기(六本木)와 가까워 손님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이다. 스시 사시미 어묵 등 메인 메뉴는 1600∼9000엔(약 1만6000∼9만원)이며, 5가지 코스요리는 1만∼2만엔선(약 10만∼20만원)이다.

도쿄〓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노부'사장 마쓰히사 노부유키

[사진=조인직기자]

마쓰히사 노부유키(松久信幸·53). 애칭 노부로 불리는 그는 세계 각국에 모두 14개의 ‘노부’레스토랑을 갖고 있다. 고교 졸업 후 스시집의 견습생으로 일하다가 페루 리마와 미국 알래스카 등지에서 스시바를 오픈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8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말리부 등지에서 세계 각국 요리의 장점을 일식에 결합시킨 요리를 앞세워 ‘노부’체인점을 열기 시작했으며 이후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상하이 등 12개 국제 도시에 지점을 더 냈다.

밀라노점은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뉴욕점은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동업으로 열었으며 올 하반기에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과 공동으로 시카고에도 분점을 낼 계획이다. ‘노부’의 단골고객인 문화예술인들과 친해진 것이 계기가 돼 영화 ‘카지노’ ‘오스틴파워3’에 출연하기도 했다.

‘노부’는 신라호텔과 합작으로 한국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8월22∼24일에는 본격적인 한국 진출에 앞서 신라호텔의 ‘라 폰타나’ 레스토랑(02-2230-3379)에서 저녁시간에 ‘노부 프로모션’행사를 갖는다. 22일에는 캐비어를 곁들인 참치를 비롯, 문어, 바닷가재샐러드, 스시 등을 선보이고 23일에는 가리비사시미, 와사비후추소스의 쇠고기스테이크, 스시, 24일에는 캐비어를 곁들인 새우, 가리비샐러드, 푸아그라(거위간)를 섞은 장어구이 등을 내놓는다. 주방장이자 사장인 노부가 직접 요리를 만들며 프로모션 행사 참가비는 1인당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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