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키스의 역사' 등 역작 소개 못해 아쉬움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4분


‘책의 향기’ 섹션 제작에 얽힌 뒷 얘기를 소개하는 ‘책을 고르고 나서’ 코너를 신설합니다. 이 코너에서는 담당 기자들이 ‘책의 향기’에 소개할 책을 고르면서 겪는 어려움과 아쉽게 탈락한 책 등에 관한 사연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애정어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이번 주에는 어린이 책을 제외하고도 신간 80여권이 동아일보에 왔습니다. ‘책의 향기’팀은 이 중에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고르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습니다. 그러나 지면사정상 주요기사로 소개할 수 있는 책은 10여권에 불과하고, 간단한 신간안내인 ‘새로나온 책’을 합쳐도 그중 절반 이상을 한줄도 소개하지 못했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온갖 정성을 다해 책을 만들었을텐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3일은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추앙받았던 프랑스 출신 작가 앙드레 말로의 탄생 100주년되는 날입니다. 이에 맞춰 앙드레 말로의 일생을 소설식으로 꾸민 평전이 나와 이 책을 ‘책의 향기’ 머리기사로 선택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지식인의 올바른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이번 주에도 비중있게 소개하지 못해 아쉬운 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76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인 ‘교양-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디트리히 슈바니츠 지음·들녘)은 독일 인문학자가 쓴 유럽 역사와 문학 등에 관한 교양서지만 백과사전식 나열이 거슬렸습니다.

독일출신의 독문학자 오토 에프 베스트의 ‘키스의 역사’(까치)는 문학 역사학 인류학 등을 동원해 키스의 모든 것을 밝힌 역작입니다. 입맞춤이라는 가벼운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저자의 노력이 돋보였지만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소개되지 못한 책 중에는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창해)도 있습니다. 안동 권씨 집안으로 출가해 양반집 며느리로 일생을 살아온 성춘식 할머니(84)의 인생이야기입니다. 성 할머니가 구술한 것을 큰 딸 권정인씨가 옮긴 이 책은 출간 1주일만에 초판이 매진됐다고 합니다.

이번 주부터는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바꿨습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 한 곳의 베스트셀러 내역을 게재할 경우 출판사들의 자사(自社) 책 사재기에 의한 순위 조작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전국 12개 주요서점의 판매량을 고려해 가중치를 두어 순위를 매겼습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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