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농주/공직 인턴제로 청년실업 줄이자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40분


공직은 젊은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주요한 공간 중 하나이다. 따라서 아직 재학중인 학생들이 공직 인턴십을 체험해 보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공직 인턴을 체험했다고 해서 향후 채용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청년층의 고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고교나 대학을 졸업한 뒤 고용 사정이 회복될 때까지 적절한 일을 경험하면서 일터의 환경을 익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직 인턴제도는 공무원 조직에서 특별히 정규직 공무원만으로 운영돼야 할 부서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폭넓게 도입될 수 있을 것이다. 공직 인턴제도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여학생이나 인문계 대졸자, 취업을 원하는 고졸자들이 시간제로 일하면서 공직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일자리를 위한 정책예산이나 예비비에서 충당하되, 최소의 보수로 충분한 경험을 쌓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요컨대 졸업 후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 정보를 주고, 사기업에 진출하려는 인재들에게는 일의 가치와 조직 여건을 배울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미국은 거의 모든 정부 조직에 인턴제도를 도입해 젊은이들에게 폭넓은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사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정부 공직자로 등용돼 일할 때도 도움이 된다. 현재 우리 젊은이들은 공개 경쟁시험인 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하면 자신의 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되는지 전혀 모른 채 일을 시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직에는 적절치 않은 인재들이 필기성적만으로 합격돼 공무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또한 사기업에서 전문가가 된 뒤 개방형 공직으로 진출하고 싶어도 일터 환경을 몰라서 꺼리거나, 진출한 뒤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공직 인턴제도는 고용 정체현상을 완화하면서 청소년들이 땀의 가치를 체험하도록 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수도권 학교 출신과 지방학교 출신을 적절히 배분하고, 여학생 공직 인턴의 비율을 정한 뒤 희망자에 한해서 한 사람당 6개월 정도의 인턴제도를 운영한다면 적지 않은 청년들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김 농 주(연세대 취업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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