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사람들]“서민이 찾을 3등석값 인하 추진”

  • 입력 2001년 3월 14일 18시 37분


한국조직위 김용집 사업국장
한국조직위 김용집 사업국장
“지방에 출장가 택시를 탔죠. 운전사에게 월드컵 볼거냐고 물어봤더니 대뜸 그거 부잣집 잔치 아니냐는 거예요. 월드컵 입장권이 최하 6만원이니 그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02월드컵축구대회 한국조직위원회 김용집(61·사진) 사업국장. 월드컵 입장권을 비롯해 마케팅 관련 사업을 총 지휘하고 있는 그는 68년 대한무역진흥공사에 입사해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해외에서 오랜 기간 한국 무역의 첨병 역할을 해온 화려한 경력과 달리 유난히 서민적이다.

문동후 조직위 사무총장에게 건의해 14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입장권 소위원회에서 ‘비영리 목적의 입장권 단체 판매’를 강력히 주장한 것도 그의 이같은 면모 때문.

각 행정단체나 대기업에서 입장권을 단체로 사 경제적 여력이 없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활용하면 좋겠다는 바램. 9월부터 시작되는 2차 판매 때도 서민이 주로 찾을 3등석의 경우 1,2등석보다 낮은 환율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97년 3월 대한무역진흥공사 기획본부장을 끝으로 조직위로 적을 옮긴 김국장은 몇 안되는 조직위 출범멤버중 한사람.

‘불독’으로 불릴 만큼 치밀하면서도 저돌적인 성격으로 FIFA와 ISL과의 협상에서 기념주화 및 우표발행,경기장 매점 운영권,영접구역 공동운영 등 공동개최국인 일본에 비해 ‘특혜’로 불릴 정도의 굵직한 수익사업을 줄줄이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인해 월드컵 이후 국내 축구활성화 및 축구 진흥에 활용할 수 있는 기금 조성액을 2000억원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국장은 “앞으로도 갈길이 멀지만 IMF로 추락한 국가 위상을 월드컵을 통해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섰다”며 이순(耳順)의 나이가 무색한 열정으로 하얀밤을 밝히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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