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리포트]'버려진 동물' 관리부재 심각

입력 2000-05-15 19:48수정 2009-09-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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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애완용이라며 넘치는 사랑을 받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버려졌거나 길을 잃고 헤매는 '도시의 동물들’.

개와 고양이가 대부분인 이들 유기(遺棄)동물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길거리를 헤매다 차에 치여 생명을 잃기도 한다.

또 공원과 거리를 돌아다니며 함부로 배설하는 바람에 생활환경을 오염시키고 시민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등 혐오동물로 전락하기도 한다.

▼굶주림-질병에 시달려▼

서울시에 따르면 광견병 예방을 위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발견된 떠돌이 개는 모두 476마리. 행정기관에서 확인한 것만도 매일 5마리 이상의 개가 서울에서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148마리는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14마리는 안락사로 일생을 마쳤다. 나머지 314마리는 동물구조관리협회로 넘겨졌으며 일반 분양과 안락사 등으로 처리됐다.

그러나 사회적인 보호관리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한 탓에 통계를 잡는 것이 어렵다 보니 실제로 버려지는 동물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유기동물을 제대로 관리 보호하는 제도적 절차와 설비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각 자치구는 예산과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보호소를 설치하는 것을 꺼리고 대신 월 40만∼50만원 정도를 동물구조관리협회에 내고 업무를 위탁,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11곳은 위탁계약을 하지 않고 자체 처리하고 있지만 실제로 처리하는 건수는 거의 없어 방치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버려진 동물을 신고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각 구청 보호소 설치 외면▼

주부 송모씨(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최근 집 근처 하수구에서 뒷다리를 끌며 힘들어하는 새끼고양이를 발견하고 동물구조관리협회와 구청 환경부 동물병원 등에 5차례나 전화했지만 '다른 곳에 알아보라’는 답변만 듣고 결국 시민단체의 협조로 치료를 받게 할 수 있었다.

동물학대방지연합 조희경(趙熙卿)간사는 "우리 사회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은 많아졌지만 정작 버려졌거나 길을 잃은 동물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처참하게 죽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간사는 "떠도는 개와 고양이를 보호하는 대신 없애버려야 할 대상으로 삼는 행정기관의 태도도 문제지만 누구나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설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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