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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긴급점검④]국내 헤드헌팅업계 현황

입력 1998-09-30 19:57업데이트 2009-09-2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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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

IMF 이후 국내 헤드헌팅 업계의 현황은 한 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팩스 용지를 갈아넣기 무섭게 이력서가 쏟아져 들어오고 문의 전화에 일일이 상담해주기도 어려울 정도. 최근에는 대기업 출신이 급격히 늘었다. 연령대도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 중반∼40대초반이 주류로 자리잡았다.

‘P&E컨설팅’의 홍승녀이사는 “현직에 있으면서 더 나은 곳으로 옮기려는 사람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P&E에 접수되는 이력서는 한 달 평균 5백여통. 지원자들은 한결같이 외국 업체를 희망한다.

자연히 외국기업은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알짜배기’만 골라 데려갈 수 있어 더욱 탄탄한 인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기업의 인력 수요도 줄고 있어 공급 과잉이 더 심해지고 있는 형편.

‘SH장 앤 어소시에이츠’의 장성현 사장은 “업종에 따라 많게는 70%까지 수요가 줄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수요가 마케팅이나 파이낸싱 분야에 치중돼 있어 사무직 인력이나 엔지니어들이 갈 곳은 없다는 것.

이같은 공급과잉과 함께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하향 평가’하는 분위기가 팽창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H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모 그룹 계열사 해외지사에서 일하다 지사 폐쇄와 함께 실업자가 된 K씨(34)의 경우. 처음에는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지만 수많은 좌절을 겪고 나자 결국 능력의 50%에도 못미치는 급여를 감수하고 중소업체에 취직했다.

해외지사 법인장으로 있으면서 연봉 9만불을 받았던 한 실직자는 헤드헌팅 업체를 찾아와 희망 연봉을 4천만원으로 기입하기도 했다.

P&E의 홍이사는 “사람들이 점점 자신감을 상실하고 기대치를 낮추다 보면 동기 유발이 안돼 일에 대한 의욕마저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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