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선수 몸매를 보면 종목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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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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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빵빵 빼빼 뚱뚱

#질문 하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한 사진 속 육상 스타들의 이름은? 아마도 정답을 시원하게 답할 수 있는 일반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질문 둘. 그렇다면 이 스타들은 어떤 종목 선수일까? 이름을 모르는 독자라도 그들의 종목은 어렴풋이 짐작 가능할 것이다. 선수들의 몸매가 그들의 종목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①도약 ②투척 ③단거리 ④장거리’의 객관식 문제라면 정답률은 70%를 넘지 않을까.

○ 8등신 도약

첫 번째 사진은 높이뛰기 여제 블란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다. 미모뿐 아니라 9등신에 육박하는 날씬한 몸매와 193cm에 이르는 큰 키가 인상적이다. 도약 선수들에게 큰 키는 필수적이다. 신체 중심이 높아야 공중에 뜨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높이뛰기의 경우 통상 키보다 40cm 정도 높은 지점을 한계 기록으로 본다.

○ 찐빵근육 단거리

두 번째 사진의 주인공은 여자 100m 우승자 카멀리타 지터(32·미국)다. 지터와 같이 단거리 선수들에게는 ‘찐빵 근육’으로 불리는 속근(速筋)이 발달해 있다. 속근은 근육 부피가 크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짧은 시간밖에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장재근 본보 해설위원은 “100m는 무산소 운동이다. 레이스 도중 숨을 내쉬기만 한다. 혈액 속 산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속근이 중요한 이유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단거리 선수는 가는 발목, 넓은 골반, 발달된 어깨가 특징이다.

○ 갈비씨 장거리

반면 장거리 선수들의 근육은 단거리에 비해 얇다. 세 번째 사진의 주인공인 남자 1만 m 우승자 이브라힘 제일란(22·에티오피아)도 깡말랐지만 근육은 참나무 속처럼 꽉 차 있다. 장거리 선수들에게는 이른바 ‘참나무 근육’ 지근(遲筋)이 중요하다. 지근은 반응속도가 속근에 비해 느리지만 긴 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장거리 선수는 일반적으로 신장이 작고 가볍다. 장시간 근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체중이 가벼울수록 힘의 소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헤비급 뚱보 투척

네 가지 사진 중 가장 맞히기 쉬운 종목이 바로 투척이다. 우람한 체격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 사진의 주인공은 여자 포환던지기 3연패를 달성한 밸러리 애덤스(27·뉴질랜드). 투척 종목 선수들은 한 번에 순간적인 힘을 모아서 쓰기 때문에 단거리에 비해서도 속근이 더 발달돼 있다. 그렇다면 왜 뚱뚱해야 멀리 던질 수 있을까. 뉴턴의 운동 제2법칙 F=MA(힘=질량×가속도)를 생각하면 이해될 것이다. 무거울수록 힘도 증가한다는 얘기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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