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끝판왕’ 이대호의 행선지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13일 05시 30분


‘대물’ 이대호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한국과 미국, 일본을 오간 초대형 FA가 이제 마지막 결단만을 남겨놓고 있다. 삼국을 둘러싼 꿈과 실리 그리고 대의명분 속에서 이대호는 과연 어느 곳을 택하게 될까. 스포츠동아DB
‘대물’ 이대호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한국과 미국, 일본을 오간 초대형 FA가 이제 마지막 결단만을 남겨놓고 있다. 삼국을 둘러싼 꿈과 실리 그리고 대의명분 속에서 이대호는 과연 어느 곳을 택하게 될까. 스포츠동아DB
이대호(35)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끝판왕’이다. 그의 선택에 따라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는 판세가 움직일 수 있다. 특히 KBO리그에서 이대호의 스타성은 강력한 흥행성을 발한다.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이대호가 원숙한 기량을 유지한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계약일 수 있어 그 귀착지에 관심이 쏠린다. 오직 가능성만 열려있을 뿐, 한·미·일 어디가 이대호의 2017시즌 무대가 될지 예단할 수 없다. 결정의 시간이 다가온다는 점만 분명하다.

이대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대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미국의 꿈, 일본의 실리, 한국의 대의명분

이대호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뛸 수 있음을 2016시즌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보여줬다. 안 된다고 한 사람이 절대다수였지만 끝내 메이저리거의 꿈을 쟁취했다. 그러나 끝내기홈런까지 쳤음에도 풀타임 주전의 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플래툰 시스템의 족쇄에 갇혔다. 자본논리에 좌우되는 메이저리그의 현실에서 이대호는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할 때도 있었다. ‘느린 선수’라는 편견과도 싸워야했다. 시애틀이 재계약을 포기한 것도 이런 맥락이 작용했다. 보수도 일본, 한국에 비해 손해를 감수할 개연성이 높다. 이대호의 자존심이 발휘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반면 일본은 최고 대우가 유력하다. 오릭스, 소프트뱅크에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이대호의 커리어는 큰 밑천이다. 야구계에서는 “5억 엔~6억 엔 연봉에 2년 계약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일본야구의 러브콜 소문을 전한다. 그러나 목표의식이 관건이다. 한국과 미국에 비해 한국팬들의 관심이 가장 떨어지는 점도 마이너스다. 이대호의 지인은 “가족을 각별히 아끼는 이대호인지라 일본행을 더욱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복귀는 ‘KBO리그를 구한다’는 강한 명분을 갖는다. 특히 친정팀 롯데로 복귀하면 파급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어느 곳보다 마음 편히 야구할 수 있다. 그러나 KBO 시장 사이즈를 고려할 때, 이대호의 몸값을 맞춰줄 수 있느냐가 미지수다. 계약기간 협상부터 첩첩산중이다.

롯데 시절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시절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이대호는 ‘KBO의 구로다’가 될 수 있을까?

롯데는 내부 FA 황재균(30)의 거취가 불확실함에도 이대호를 향한 관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만큼 매력적인 카드이자 KBO 타 구단에 뺏길 수 없는 가치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그러나 일본 기준으로 이대호를 대우해줄 여력은 어렵다. 성의가 없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 어쩌면 이대호의 롯데 복귀 성사는 협상 같은 디테일이 아니라 통 큰 결단에 달려있는 사안에 가깝다. 익명의 야구계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1000만 달러 계약을 뿌리치고, 4억 엔 연봉에 고향팀 히로시마로 돌아온) 구로다처럼 이대호가 한국야구와 부산 팬들을 위해 결단해주지 않으면 컴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이대호는 구로다처럼 롯데를 떠나며 복귀를 약속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대호의 상징성은 구로다에 견줘 밀리지 않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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