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무바라크 핫라인 이달초 끊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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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간의 핫라인이 이집트 반정부 시위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이달 초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밤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30분 동안 통화했다. 이집트 시위대의 ‘100만 인 시위’가 진행 중인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이날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 권력을 넘길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며 강하게 버텼고 통화는 아무런 결론 없이 끝났다고 NYT는 전했다. 이후 미국은 무바라크 대통령과의 핫라인을 완전히 단절시켰다. 그 대신 오바마 행정부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새로운 핫라인을 개통했다.

하지만 술레이만 부통령을 포함한 이집트 관리들은 여전히 무바라크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미 행정부의 분석이다. 이집트 관리들도 술레이만 부통령이 변화를 거부하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생각에 직접 도전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완고한 ‘변화 혐오증’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도 그런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현상 유지와 안정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보수주의 성향의 인물이다. 그의 밑에서 일한 사람들에 따르면 그는 양보를 하더라도 외부의 압력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일정에 따라 양보해야 직성이 풀린다. 밑에서 건의한 구상도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않다가 몇 주 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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