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2년]뼈대만 남은 원자로… 사용후연료 꺼낼 준비공사 더디게 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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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원전 현재 상태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폭발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현재 어떤 상태일까.

동일본 대지진 2주년을 앞두고 동아일보의 자매지인 아사히신문은 최근 원자로 건물 안에까지 들어가 작업 현장을 취재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의 도쿄 특파원들도 공동취재단을 꾸려 원자로 건물에서 약 10m 떨어진 지점까지 다녀왔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공습으로 무너진 듯한 상태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최근 모습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당시 수소폭발이 일어났던 4호기 원자로 건물 벽에는 온통 구멍이 뚫려 있었다. 지붕은 폭발로 날아갔고 철골도 여기저기 삐져나와 있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까지 올라갔다. 갑자기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눈이 시리게 푸른 바다를 보면 과연 이곳이 그 처절한 공포의 핵심인지 잊게 할 정도다.

지붕이 있던 자리는 지금 전망대로 바뀌었다. 폐기물도 깔끔히 치워졌다. 하지만 방사능 오염은 여전했다. 방사선량은 시간당 200μSv(마이크로시버트). 같은 날 원전에서 약 15km 떨어진 나라하(楢葉) 정에서 측정한 최고 시간당 방사선량(0.989μSv)보다 200배나 더 높다. 도쿄전력 직원은 “3호기 북측에는 시간당 1000μSv가 검출되니 그쪽으로는 가까이 가지 말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4호기 원자로 건물 안 사용후연료 저장조는 덮개가 놓여 있다. 덮개 빈틈으로 짙은 푸른색 물이 보였지만 안에 있는 남은 사용후연료는 보이지 않았다. 건물 남측에는 저장조의 사용후연료를 꺼낼 크레인 설치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해 7월 연료 2개를 시험적으로 꺼냈다. 본격적으로 꺼내는 작업은 올해 11월부터 시작된다. 원자로를 완전히 밀봉하는 작업은 37년 뒤인 2050년으로 예정돼 있다.

작업 진도가 너무 늦다는 지적에 다카하시 다카시(高橋毅·56)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장은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로봇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작업 진도가 더디다”고 설명했다.

2011년 8월부터 가동한 방사성세슘 흡착장치도 공개됐다. 방사성 물질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분리해내는 장치다. 최근 오염수의 세슘 농도가 옅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흡착장치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니 “방사선량이 높다”며 직원이 말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약 4시간 동안 원전 내부를 취재한 후 측정한 누적 방사선량은 111μSv. 연간 인공 방사선 피폭한계(1000μSv)의 약 10분의 1이었다.

후쿠시마=박형준·도쿄=배극인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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