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 사드 배치되던 날 두 젊은이의 가상 독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8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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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추가 배치된다는 소식에 서울을 출발해 경북 성주에 도착한 것은 7일 새벽 12시가 넘었다. 남김천 톨게이트부터 현장까지 외부인의 통행은 제한되었다. 물어물어 우회도로를 찾았다. 하지만 이미 경찰과 시위대에 막혀 현장까지는 차가 접근할 수 없었다. 가로등도 없는 시골길을 따라 3km 가량 걸어간 마을회관 앞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아침 8시까지 이어지는 경찰과 시위대의 몸싸움을 보며 그 가운데 살아가야하는 청춘들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경찰과 시위대 양쪽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이날의 상황을 가상으로 재구성해보았다.
<1>나는 의무경찰이다.

나는 경찰(의무경찰)로 사드 추가배치를 위한 경비 업무 및 통행로 확보를 위해 성주에 내려왔다. 오랜만에 큰 장(?) 이 섰다. 이런 날은 전국에 흩어져 있던 동기를 볼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이런 날은 수많은 국내외 언론이 집중한다. 그래서인지 시민단체들도 과격하게 시위를 하지 않는다. 어떤 날은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날카로운 무기를 막아내야 하고, 시위대에게 붙잡히면 여기저기서 손과 발 공격이 날아든다. 이날도 분위기는 비슷했지만 과격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시위대와 경찰 모두 이성(?)을 지키면서 시위를 했고, 해산작전을 펼쳤다.

이날 통행로 확보에 가장 애를 먹은 것은 몸을 두 대의 자동차에 묶은 경우였다. 절단기를 사용해도 안되고, 전기톱을 사용하려니 시위대가 소리를 질렀다. 결국 수십 명이 자동차를 옆으로 옮겼다. 다행히 소형 자동차라 들렸다. 힘이 빠진 것은 자동차를 옆으로 옮기고 나니 시위대도 금방 자동차에서 몸을 풀었다.

밤새 작전을 펼쳤더니 피곤이 몰려왔다. 요새는 예전처럼 밥통과 국통, 식판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햄버거와 김밤, 음료수 등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그것만 해도 편해졌다. 그래도 다행이다. 힘들었지만 큰 부상 없이 복귀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2>나는 시위대다.

나는 사드 추가 배치를 저지하기 위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를 점거했다. 7일 사드가 배치된다고 알려졌다. 이런 날은 미리 현장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직전에는 길목이 경찰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봐왔던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 사드가 배치되고 이날만을 기다리며 숙식을 함께 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큰 길목부터 막기 위해 주민들은 농기계를 세워놓았다. 큰 도움은 안 되었지만 잠시나마 시간을 끌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곳은 마을회관 앞이다. 우리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트럭과 수십 대의 차량을 세워놓고, 그 주변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최후의 보루는 트럭이었다. 종교인들이 트럭위에서 미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당황스러웠다. 경찰이 정복에 ‘종교CARE 팀’이란 조끼를 입고 등장했다. 결국 종교연단과 성물 등을 빼앗겼다. 그러다보니 도로가 뚫리는 건 시간 문제였다.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트럭 밑에 있던 동료는 지게차가 트럭을 들어올리자 몸이 고스란히 들어났다.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두 대의 자동차에 몸을 묶었는데 꽤나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너무 가벼운 자동차를 선택한 것일까? 경찰이 자동차 2대를 동시에 옆으로 옮겼다.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사드 배치 반대란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성주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우리라도 함께 있어드렸다는 위로를 스스로 하며 서울로 올라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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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사드 발사대가 경북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는 지나는 가운데 시위대가 하얀 연기가 나는 물질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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