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위기의 계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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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 “공천뒷돈 확인땐 무조건 사퇴”… 대선 전후 ‘당대표 수난’ 전철밟나 촉각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요즘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공천 뒷돈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3개월여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게 될지도 모르는 처지가 됐다.
황 대표는 대선주자 연석회의(5일) 때 합의한 자신의 사퇴 조건이 “(현기환 전 의원이)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야 하고, 두 번째는 그것이 당이 책임질 일인지 판단이 돼야 한다”면서 ‘다단계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당의 책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이다.

당장 8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이 돈을 받은 경우엔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아직도 이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건지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무조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사심이 없다. (사퇴 압박 배경과 관련해 요즘) 별 얘기들이 다 나오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대선을 전후한 ‘당대표 수난사’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노무현 대선후보와 신당 창당 및 후보 사퇴를 놓고 갈등을 벌였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선에 승리했다. 그러나 곧바로 ‘신당론’으로 충돌하다 대통령 취임식 이틀 전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라는 양대 대선주자 틈에서 경선 룰 중재 노력을 했지만 어느 쪽의 마음에도 들지 못했다. 대선 승리 후 2008년 총선 땐 결국 양 계파의 공천갈등 와중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강력한 대선주자가 있으면 당대표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고, 자칫하면 정치적 책임을 뒤집어쓰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황우여#공천헌금#당 대표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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