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라파 침공’ 예고에 佛·이집트·요르단 “즉각 휴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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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9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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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침공 날짜가 확정됐다고 거론하면서 인명피해 우려가 커진 가운데 프랑스, 이집트, 요르단 등 3개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 3개국 정상들은 8일(현지시간) 르몽드(프랑스), 워싱턴포스트(WP·미국), 알 라이(요르단), 알 아흐람(이집트) 등 각국 일간지에 이같은 취지의 공동 사설을 기고했다.

이들은 “15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피난처로 찾은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초래할 위험한 결과에 대해 경고한다”며 “이러한 공격은 더 많은 죽음과 고통을 가져올 뿐이며, 가자지구 주민의 대량 강제이주로 인한 위험을 가중하고 (전쟁)의 지역적 확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25일 채택한 즉각 휴전 결의안을 더 이상의 지체 없이 완전히 이행하는 한편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를 대폭 늘릴 것을, 하마스를 상대로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억류 인질 전원을 즉각 석방할 것을 주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월 하마스 섬멸을 이유로 가자지구 내 유일한 미수복지 라파 진격을 예고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휴전 압박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인질 전원을 석방하고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전쟁의 목표라며 라파 침공일이 이미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은 인명피해를 이유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라파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 침공은 민간인들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해가 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밀러 대변인은 미국이 이스라엘로부터 라파 침공 날짜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이 6개월을 넘기면서 전장인 가자지구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수는 가자지구 보건부 추산 이날부로 3만 3207명이며 230만 가자 인구의 75%인 170만 명이 피란민으로 전락했다. 구호 물품의 반입마저 이스라엘에 의해 제한돼 살아남은 주민 상당수는 먹을 게 없어 아사 위험에 처했다.

가자지구에는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230명 중 지난해 11월 일주일간의 휴전 기간 석방되지 못한 129명이 남아 있다. 이스라엘은 그중 최소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생존 인질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협상을 병행했다.

하마스 억류 인질 일부와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6주씩 교전을 중단하는 휴전안이 지난 1월부터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논의됐다. 그러나 인질·수감자 교환 비율과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 등 세부 조건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결렬과 재개를 반복했다.

지난 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된 휴전 협상에는 하마스 대표단이 직접 참석한 데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만 남기고 병력을 모두 회수하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 침공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휴전 제안이 새로울 게 없다며 거부하면서 실제 협상이 타결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집트 국영 알카헤라 방송은 자국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하마스와 카타르 대표단이 카이로를 잠시 떠났지만 관련 내용을 조율한 뒤 이틀 안에 협상장으로 복귀해 협상안을 최종 채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자국 육군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카이로 회담을 통해 지난해 11월 휴전 이후 양측이 휴전 합의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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