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시가전 돌입…“포위 후 작전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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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8일 0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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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지 10일 만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가 있는 가자시티 포위 작전을 마무리한 뒤 시가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측 인명 피해가 늘어나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교전 중단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인질 석방 없이는 절대 휴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한 달을 맞아 진행한 대국민 TV 연설에서 “현재 가자시티는 포위됐으며 우린 그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연료 반입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가는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향해 “참전한다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선 1400명이 숨지고 240명이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려갔다. 이후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은 연일 가자지구 내 하마스 시설을 상대로 표적 공습을 벌인 데 이어 지난달 28일부터는 지상 작전을 본격화했다.

가자지구 전면 봉쇄에 들어간 이스라엘은 지난달 21일부로 식량·식수·의료품에 한해 이집트와 연결된 라파 검문소를 통한 반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연료 반입만큼은 하마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빼돌릴 수 있다며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총리 연설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가자시티 심장부에는 이스라엘 방위군(IDF) 병력이 있다. 북쪽과 남쪽에서 육·해·공군의 완벽한 공조 아래 이들은 가자시티를 습격했다”며 시가전 개시를 공식 인정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어 장병들이 “도보 또는 장갑차와 전차로 전 방향에서 공병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테러리스트들과 그들의 기반시설, 지휘관, 벙커, 통신소 등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가자 주변의 올가미를 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자시티는 인간이 건설한 가장 큰 테러 기지”라며 “학교와 병원을 지나는 긴 땅굴은 무기 저장고와 통신소, 은신처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전 중단에 대해선 “압박이 가중되겠지만 하마스가 패배하고 억류된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는 전투를 멈출 수 없다”며 반대했다.

헤즈볼라와 관련해선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전투원 70명을 사살했다”면서도 “우린 헤즈볼라와의 전쟁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갈란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달리 종전 이후 가자지구를 재점령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관련 질문을 받자 “누가 통치하지 않을지 말씀드릴 수 있다”며 “하마스도 아니고 이스라엘도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나고 하마스가 축출되면 “가자지구의 안보 전반을 무기한 책임지겠다”고 주장해 사실상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인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이 재점령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가자지구를 점령했다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와 1993년 오슬로 협정을 체결한 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자치권을 보장해 줬다. 2005년에는 가자지구에 남아있던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철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있어야 한다며 가자지구 재점령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인도적 차원의 교전 중단을 강력히 표현한 바 있다”고 압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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