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부통령 후보 “BTS는 성병 이름 같아” 혐오 글 논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르헨티나 대선에 출마한 극우파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53)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빅토리아 비야루엘(48)이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혐오 글을 올린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현지 BTS 팬클럽(BTS 엔 아르헨티나)에 따르면 다음 달 19일 결선 투표를 앞둔 자유전진당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는 2020년 BTS를 혐오하는 내용의 트윗 글을 수차례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BTS에 대해 언급한 한 이용자의 트윗에 “BTS는 성병 이름 같다”는 답글을 게시했다. 또 “저는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을 싫어해요”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현지 BTS 팬들은 이를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을 언급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에도 일부 BTS 팬들의 지적과 항의가 있었지만 큰 논란이 되지 않고 흘러갔던 이 문제의 트윗은 비야루엘 후보가 지난 22일 대선 본선 투표에서 밀레이 후보와 함께 2위로 결선에 오르면서 다시 재조명됐다.

하지만 비야루엘 후보는 이번에도 “1000년 지난 재밌는 트윗 채팅 알람이 이렇게 쏟아지게 돼 미안하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지 BTS 팬클럽은 성명을 내고 “BTS가 전하는 메시지는 언제나 자신과 다른 모든 이에 대한 존중이었다. 비야루엘 후보의 BTS를 향한 혐오적인 제노포비아(외국인 또는 타 민족 집단을 배척하거나 증오하는 것) 언급을 규탄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또 “그 분(비야루엘)의 최근 발언들로 미뤄 볼 때 그의 적절한 사과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유사한 트윗이 발견되면 도발 조장에 넘어가지 말고 아미(BTS 팬클럽)에게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변호사 출신인 비야루엘 후보는 일명 ‘더러운 전쟁’(1976∼1983년)이라 불리는 군사독재 정권에 참여한 군인 집안 출신으로, ‘군사 정부 재평가’의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하고 있는 극우파 정치인이다.

현직 하원 의원이기도 한 그는 공무를 위해 제공되는 항공권으로 파티에 참석했다는 의혹을 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