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하마스 관련 암호화폐 법안 추진…“차단 어려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8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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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들, 거래 관련 보고 강화 법안 추진
일부 전문가 "美 당국 할 수 있는 것 거의 없어"
과거 하마스 가상지갑서 자금 압수 사례도 있어

미국 의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암호화폐 활용을 막기 위해 거래 관련 보고를 강화하는 새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암호화폐 자금 조달 차단이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 자금 조달을 위해 암호화폐를 활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미 암호화폐 사용자들의 거래 관련 보고 요구사항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정부의 압수물과 암호화폐 분석업체 보고서를 바탕으로 하마스,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헤즈볼라 등의 무장정파가 최근 1년 사이 암호화폐 계좌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모았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하마스가 조달한 암호화폐는 수천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재원이 다양하며, 서방 국가들이 이같은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조지워싱턴대의 극단주의 연구 책임자인 로렌조 비디노는 “(하마스는) 모금에 있어 거대한 기계”라고 표현하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 하마스 지도자들이 암호화폐 등과 관련해 기술적으로 능숙하며, 암호화폐의 익명성은 하마스 지지자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데 이상적인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편으론 이같은 암호화폐 자금 흐름을 충분히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는 하마스가 암호화폐를 활용한 첫 테러 조직 중 하나이며, 과거 하마스 관련 폭력 사태 이후 하마스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에 기부금 입금이 크게 늘었다는 보고서를 지난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2020년 8월 미 법무부가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과 관련된 300개 이상의 가상지갑에서 수백만 달러의 암호화폐를 압수했던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테러 분석가 출신으로, 암호화폐 업계 단체인 크립토카운슬포이노베이션(CCI)의 자금세탁방지·사이버위험 담당 이사 야야 파누시는 “미 당국이 공공 블록체인에서 이런 흐름을 관찰하고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자와 수혜자에게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테러 활동 등과 관련한 암호화폐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존 코타넥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미국 또는 해외 사법기관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테러자금 조달이나 기타 불법활동 증거를 탐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미 국토안보부 등과 직접 접촉해 당국이 블록체인 상 불법 행위에 IP 등을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암호화폐 발행사 ‘테더’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테러와 관련된 암호화폐 가상지갑 32개를 동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테더가 동결한 가상지갑의 총 가치는 87만3118달러(약 12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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