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 인상에 22년 만에 최고치…한미 금리차 2.0%p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7일 0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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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9월엔 인상 혹은 동결 둘 다 가능성”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
연준 하반기 경기침체 전망은 삭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단행해 미 기준 금리가 2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2.0%포인트로 역대 최고로 벌어졌다.

연준은 25, 26일 이틀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미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이후 11번째 금리 인상이자 22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FOMC에서 예고한 대로 6월 금리 동결은 ‘속도조절’ 차원이었음을 보인 것이다.

●마지막 금리 인상? “동결 VS 인상 둘 다 가능”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3%대로 떨어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긍정적이지만 한 번 (좋은) 지표가 나온 것이다. 물가는 지속적으로 내려가야 한다”며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가 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6월 근원 CPI 상승률은 4.8%였다.

7월 금리 인상은 이미 예상돼왔기에 시장의 관심은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 집중됐다. 다음 FOMC 회의인 9월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지, 이번이 마지막 인상이 될지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다. 결론적으로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상을 할지 말지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9월 인상 여부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 두 번의 CPI와 고용보고서 등을 보고 결정해야는데 지금은 그 지표가 없다”며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어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고, 동결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순간 스탠더드앤드푸어(S&P) 지수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며 인플레이션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연준이 가야할 길이 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현 금리 수준이 여전히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며 “2025년까지 2%대로 물가가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여 고금리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자회견 이후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기침체 전망 지워”
앞서 연준은 지난달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말 금리를 5.5~5.75%로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연내 인상이 한 번 더 남은 것이지만 시장은 미 인플레이션 완화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6월 미 CPI 가 전년 동월보다 3.0% 올라 시장 전망치(3.1%)를 하회하는 등 인플레이션 완화조짐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명확하게 완화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내려가야지 6월 긍정적 지표로 전체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최근 미 경제지표 개선을 바탕으로 연착륙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특히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그간 4분기(10~12월) 경제침체가 올 것으로 예측해 왔는데 7월 FOMC 회의에서는 침체 전망을 삭제했다고 파월 의장을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도 경제 활동이 6월에는 ‘조금씩 나아지는(modest pace)’ 수준이라고 했다가 이번에는 ‘좀 더 완만한 속도(moderating pace)’라고 바꿔 미 경제 회복력을 반영했다.

이날 S&P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2%, 0.12% 하락했지만 다우존스지수는 0.23% 상승해 13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는 1987년 이후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이다.

한편 연준이 또다시 금리를 올림에 따라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2.0%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시장이 미국 긴축 종료를 기대하고 있어 이번 FOMC 회의 직후 달러인덱스는 0.3% 소폭 하락하는 등 달러 가치 약세로 나타났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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