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베이징 도착…“오늘 친강·왕이, 내일 시진핑과 회담”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8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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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18일 오후 친강 외교부장과 회담
1박2일간 대만문제, 우크라전쟁 등 논의할 듯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폭발적인 미중간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18일 이른 오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고위 관리들과 이틀 간의 회담을 시작할 계획이다.

블링컨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을 방문한 미국 최고위급 인사이자 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국무장관이다. 이번 방중은 블링컨 장관이 지난 2월 미국 상공에서 중국의 감시 기구(정찰풍선)가 격추된 후 방문 계획을 연기한 지 4개월여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관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두 경제 대국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중요한 돌파구에 대한 전망은 희박하다고 AP통신이 짚었다. 세계 안보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의견 불일치로 인해 미중간 적대감과 비난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그리고 19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라고 미 관리들이 AP통신에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링컨의 방중에 일찌감치 동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이 과학연구 목적의 기구라고 한 중국의 주장과 달리 정찰풍선이라고 보고 격추한 일이 발생한 뒤로 미중간 외교적, 정치적 격동으로 인해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은 연기됐다.

AP는 ‘미중간 불일치와 잠재적 충돌 지점의 목록은 길다“며 ”대만과의 무역, 중국에서 홍콩에 이르는 인권 상황,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공세,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짚었다.

미국 관리들은 블링컨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출발하기 전에 각각의 현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떤 현안에 대해서도 미국의 입장을 철회할 의사를 보이진 않았다.

출국 직전,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더 나은 의사소통 라인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피할 수 있는 오해로 인한 중국과의 경쟁이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그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해와 잘못된 의사소통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명확하게 의사소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을 정확히 개선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미중 간 긴장을 완화하려는 가능성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다. 시 주석은 16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인 빌 게이츠와의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양국에 이익이 되도록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중미 관계의 근간이 국민에 있다고 믿는다“며 ”현재의 세계적인 정세 하에서 우리는 두 나라와 국민, 그리고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앞으로 몇 달 동안 나는 시진핑 주석과 다시 만나 우리가 가진 정당한 차이점과 함께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11월 미국이 주최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기회가 올 수 있다.

지난 2월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이 취소된 뒤로 몇 가지 고위급 접촉이 있었다. 5월에는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이 중국을 방문했고, 5월에는 중국 상무장관이 미국을 방문했으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빈에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했다.

그러나 미중간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대만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인도-태평양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경쟁,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을 유발한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거부하는 중국, 중국이 쿠바를 포함한 세계적인 감시 능력을 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으로 인해 중단됐다.

그리고 이달 초,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와 별도로 개별회담을 제안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요청을 거절했는데, 이는 계속되는 중국의 미국을 향한 불만의 표시라고 볼 수 있다.

오스틴은 16일 자신과 중국측 카운터파트의 회동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어느 시점에는 만날 것을 확신하지만, 우리는 아직 거기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전 세계 수백개의 공공 기관, 학교 및 기타 대상에 대한 공격에 대해 중국과 연계된 해커를 비난한 미국 보안회사의 보고서를 ”어리석고 비전문적“이라며 보고서에 나온 내용을 부인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해킹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하면서 사이버 보안 업계가 이에 대해 거의 보고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이는 지난 주 초 친 부장과 블링컨 장관이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이 대만 자치 문제와 같은 ”중국의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중국 내정 간섭을 중단하고,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주권, 안보, 개발 이익을 해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것과 유사한 반응이다.

한편, 미국, 일본, 필리핀의 국가안보담당 고위 관리들은 16일 도쿄에서 첫 회담을 갖고 역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호주 및 영국과 핵추진 잠수함을 최초로 제공하기로 합의한 것과 일치한다. 중국은 특히 인도양 및 태평양 섬 국가들에게 외교적 입지를 확장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내년까지 최소 5개의 새로운 대사관을 태평양 도서국에 개설했거나 개설할 계획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출국 전 두 명의 미국 관리들은 주요 진전에 대한 희망을 과소평가하고 고위급 접촉에 대한 평온과 정상감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AP가 전했다.

다니엘 크리텐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현실적이고 자신감 있는 접근법과 가능한 한 가장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경쟁을 관리하려는 진심 어린 열망을 가지고 베이징에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은 ”긴장을 관리하려면 치열한 경쟁은 치열한 외교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 오해를 풀고, 신호를 보내고, 소통하고, 우리의 이익이 일치하는 곳에서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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