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9명 “물가 상승 탓에 지출 줄여”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5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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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모닝컨설트 성인 4400명 대상 조사
응답자 80%, 6개월 간 비필수재 지출 줄여
응답자의 3분의2, 필수재 소비도 줄일 예정

미국인 10명 중 9명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비해 인플레이션 둔화가 더딘 상황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점차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조사 결과다.

1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이달 초 미국 성인 4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는 최근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재정 상황을 옥죄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특히 중산층 미국인들 사이에서 이런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또는 연봉 5~10만 달러(약 6400만원~1억2800만원) 소득자로 분류되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물가 상승에 대해 ‘어느정도’ 또는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중산층의 우려는 저소득·고소득 그룹보다 다소 높은 비율이다. 저소득·고소득 그룹에서는 각각 88%가 물가 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지난 6개월 동안 응답자의 약 80%가 높은 가격을 의식해 오락, 가정용품, 의류, 가전제품 등과 같은 비필수재 분야에 대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분의2는 식료품, 공공시설, 가스 등 필수재와 관련한 지출을 줄였다고 답했다. 특히 식료품 카테고리에선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더 저렴한 대체품을 구입하거나, 평소보다 적게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같은 지출 습관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3분의2는 앞으로도 6개월 동안 필수재에 대한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월마트, 타깃, 홈디포, 베스트바이와 같은 소매업체들은 1분기에 소비자들의 이같은 지출 방식 변화를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류 부문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지출 삭감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로, 응답자의 63%가 연초 이후 구매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앞서 월마트와 타깃은 각각 1분기 의류 부문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행, 외식, 공연 등 경험 기반 지출과 관련해선 응답자의 62%가 관련 지출을 줄였다고 응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신용·직불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5월 외식업종 총 매출이 4월 대비 둔화됐다고 CNBC는 덧붙였다.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관련해선 응답자의 58%가 지출을 줄였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약 절반은 컴퓨터 등 전자제품에 대한 지출을 줄였다고 응답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비율은 저소득층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고 CNBC는 설명했다. 테드 데커 홈디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전제품의) 업그레이드(구입)보다는 파손, 수리, 교체와 관련해 더 많이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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